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서 부서진 채 방치된 러시아 탱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투입한 전술 부대의 4분의 1 이상이 중대한 전력 소모로 인해 전투에 부적합한 상태라는 영국 정보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영국 국방부는 일일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히면서 러시아의 최정예 부대가 다시 전쟁에 나설 수 있으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자국 정보당국의 분석 내용을 공개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러시아는 자국 전투력의 65%를 차지하는 대대 전술그룹(BTGs) 120개 이상을 우크라이나에 보냈지만 이 가운데 25% 이상은 전투 부적합 상태라는 것이다. 러시아 대대 전술단 한 개는 800명 이상의 병력으로 구성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수부대를 포함한 러시아의 최정예 부대 몇몇의 전력 소모 상태는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부대를 재편성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이런 분석은 러시아의 공세 속도가 취약한 전술과 훈련 상태,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으로 인해 계획보다 매우 많이 늦춰지고 있다는 게 서방국 관계자들의 진단과도 일맥 상통한다.

최근 몇 주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산업 중심지인 돈바스에 전투력을 집중했지만 악천후로 인해 큰 전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하려는 러시아의 계획이 최소한 수일간은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군사 분석가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에서 일부 병력을 동부 전선으로 재배치한 것은 (최근 전투에서) 아무런 이득을 얻지 못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러시아군은 여전히 마리우폴에 있는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잔류한 우크라이나군을 격퇴하기 위해 총공세를 펴고 있다.

러시아는 정밀 유도무기를 활용한 폭격도 지속해왔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이고르 코나셴코프는 자국 전투기가 24시간 동안 우크라이나 38개 지역에서 군대와 무기 등의 목표물을 공격했으며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의 탄약고도 파괴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은 동유럽 일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과 함께 진행하는 군사 훈련에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파견 병력인 8천여명을 몇 주간 배치하기로 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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