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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G7 정상회담

G7 '러 돈줄' 석유수입 중단…러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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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9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승리 77주년 기념일 퍼레이드에서 RS-24 `야르스(Yars)`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탑재된 발사대가 붉은 광장을 행진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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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승전기념일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책임을 서방으로 돌리며 군사력 과시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식에서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은 철저히 서방에 있다"면서 "돈바스 지역의 주민들을 위해 싸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나치들과 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끝까지 우리를 위협하는 서방의 적들과 싸울 것"이라면서 "오늘 우리는 선조들이 지켰던 것들을 지키려 하고 있으며, 조국을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열병식에는 약 130대의 군사장비와 1만1000명의 군인이 참가했다. 열병식에는 2월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 공격에 참전했던 일부 부대도 있었다. 당초 예정됐던 공군 퍼레이드는 악천후로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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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부총리는 관영 인테르팍스통신에 러시아가 차세대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공중, 지상, 해상에서 발사 가능한 차세대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기념해 연설했다. 그는 "나치즘에 승리한 날 우린 새로운 승리를 위해 싸우고 있다"며 "우리가 러시아에 이길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8일 러시아 석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금지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에 합의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G7 정상들은 영상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경제·인도적 지원을 약속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조치를 내놨다. 이번 회의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함께했다.

G7 정상들은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해 △러시아 석유 수입 단계적 중단과 금지 △러시아에 제공하는 핵심 서비스 차단 △러시아 금융기관 제재 △러시아 정권 불법 선전 차단 △러시아 신흥재벌 제재 등 다섯 가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러시아 핵심 산업인 에너지에 대한 제재 방안을 놓고 유럽연합(EU)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이미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을 금지한 가운데 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의 원유 공급을 6개월 이내에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헝가리의 반대로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 국영 방송사인 채널-1, 로시야-1(러시아-1), NTV 등 3곳을 제재 대상에 올려 광고나 방송장비 반입을 금지할 예정이다. 이 방송사들은 해외에서 많은 수입을 거둬왔다.

미국은 푸틴 대통령의 전쟁자금 조달과 제재 회피를 돕는 회계, 신탁, 경영 컨설팅 서비스도 금지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군사력 향상을 막기 위한 수출 통제 품목에 목재류, 엔진, 보일러, 모터, 불도저 등 산업 제품도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러시아에 대한 특수 핵물질 수출 면허 역시 정지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여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공무원 2600명의 비자도 제한한다. 우크라이나에서 인권침해, 국제 인도주의법 위반, 공공 부패에 연루된 러시아군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비자 제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미국은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의 금융 자회사인 가스프롬방크 고위 경영진 27명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미국 퍼스트레이디인 질 바이든 여사는 이날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 마을을 방문했다. 우크라이나 퍼스트레이디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는 개전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바이든 여사와 손을 맞잡았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여사와 젤렌스카 여사는 우즈호로드의 한 학교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위로하고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발신했다. 바이든 여사는 젤렌스카 여사의 손을 붙잡고 "미국이 우크라이나 국민과 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현지 어린이들이 어머니의 날 선물로 종이로 곰을 만드는 행사에도 참석했다. 이 만남을 두고 AP통신은 "바이든 여사는 분쟁 지역을 방문한 미국 퍼스트레이디의 역사를 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날 부총리·외무장관 등 내각 핵심 인사들과 함께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소도시 이르핀을 방문했다. 트뤼도 총리는 "푸틴은 극악무도한 전쟁 범죄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록밴드 U2도 이날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수도 키이우의 지하철역에서 버스킹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에 대한 공격은 이어졌다. 8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 제철소에서는 우크라이나 준군사조직 아조우 연대 등에 속한 병사 2000여 명이 러시아군과 대치하고 있다. 한때 아조우 연대 등과 함께 제철소에 머물던 민간인들은 전원 마리우폴 바깥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인 기자 /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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