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70억에 추징명령 33억여원”도 요청
펀드 판매 사기 건과 ‘돌려막기’ 병합 구형
검찰 “금융시장 공정성 저해한 초유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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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1조6000억원 상당의 금융 피해를 초래한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9일 서울고법 형사13부(최수환 정현미 김진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사장의 2심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70억원을 선고하고 33억여원의 추징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에서 각각 진행된 펀드 판매 사기 건과 ‘돌려막기’ 건을 병합해 정한 구형량이다.
검찰은 이 전 부사장이 투자처의 부실 사태를 숨기고 허위로 펀드를 홍보해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속였다면서 “금융시장의 공정성을 크게 저해한 초유의 사례”라고 구체적 구형 이유를 밝혔다.
또 사안이 중대하고 가벌성이 큰데도 이 전 부사장을 비롯한 피고인들이 항소심까지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 전 부사장과 함께 기소된 원종준 전 라임 대표에게는 징역 10년과 벌금 5억원을, 마케팅 본부장으로 근무했던 이모씨에게는 징역 7년과 벌금 3억원을 각각 구형했다.
이 전 부사장은 최후진술에서 “원인이 어디에 있든 피해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도 “저는 거짓말한 것이 없는데 그 부분을 입증하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이어 “제가 불법적 의도로 했거나 부실을 숨기려고 한 것이 전혀 아니다”라며 “고객을 지킬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결과를 가져온 협상안을 제시한 거고 그걸 받아들인 것은 원종준(전 라임 대표)의 전결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원 전 대표는 “2019년 11월 이 전 부사장의 도주 뒤 사태의 실체를 알게 돼 충격받았다”면서 “이종필을 너무 믿고 맡겼다는 후회가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태 수습 및 재판 과정에서 취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향후 펀드 관련 사고가 줄어들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기여하고자 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 전 부사장 등은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에 부실이 발생해 수익이 나기 어려운 상황임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펀드를 판매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전 부사장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투자한 뒤 대가로 ‘리드’ 부회장으로부터 명품 시계와 가방, 외제 차 리스 등 14억여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도 있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월 1심에서 펀드 사기 판매 혐의 등으로 징역 15년에 벌금 40억 원, 14억4000만원 상당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0월엔 부실채권 ‘돌려막기’ 혐의로 징역 10년에 벌금 3억원, 추징금 7000여만원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이 전 부사장 등의 2심 선고는 다음 달 23일 이뤄진다.
천민아 기자 mi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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