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여러 지역서 취소…"우크라 방해공작 우려 탓 추측 나와"
러시아 공군 공중 퍼레이드 리허설 |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러시아가 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러시아 '전승절')을 맞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개최한 열병식에서 악천후를 이유로 공군 공중 퍼레이드를 막판에 취소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9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이날 현장 날씨는 비바람이 불거나 구름이 낀 상태는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BBC도 모스크바 날씨 조건은 상당히 좋아 보였다고 전했다.
미러지는 군 퍼레이드 때 비가 오지 않도록 새벽에 비행기로 구름에 화학약품을 뿌렸던 러시아의 과거 상황을 거론하면 의문을 제기했다.
비행기로 화학약품을 뿌린 덕에 퍼레이드가 열리는 날 교외 마을엔 비가 쏟아져도 붉은광장엔 오전 10시까지 비가 오지 않고 심지어 해가 비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모스크바뿐만 아니라 예카테린부르크, 시베리아 노보시리비스크, 사마라, 로스토프 등 다른 도시에서도 이날 공중 퍼레이드가 취소된 점을 고려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방해공작(사보타주)을 걱정했다는 추측이 나왔다고 텔레그래프지는 지적했다.
애초 공중 퍼레이드에는 승전 77주년에 맞춰 모두 77대의 전투기와 폭격기, 공중급유기가 등장할 예정이었다.
특히 '둠스데이(Doomsday, 최후의 날)' 지휘센터로 불리는 일류신(IL)-80 지휘통제기도 12년 만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쏠렸다.
러시아 공군기들은 본 행사에 앞서 두 차례나 모스크바 상공을 비행하는 예행 연습도 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러시아는 이날 전승절 행사를 훨씬 더 성대하게 치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에서는 보안을 이유로 올해 행사가 취소됐다.
또 러시아는 점령지인 마리우폴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행사도 취소했는데, 이는 아마도 폭격으로 폐허가 된 도시가 TV 중계화면에 나오면 곤란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텔레그래프지는 추정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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