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군의 흑해 봉쇄로 세계 식량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국제사회가 즉각 개입해 봉쇄를 풀어달라고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오데사에서 상선의 정기적 운항이 끊기고 통상적인 항만 작업도 볼 수 없게 됐다"며 "오데사에선 아마도 이런 일이 2차 세계대전 이래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우크라이나에만 타격이 아니다. 우리의 농산물 수출에 의존하는 전 세계 수십여 국가는 이미 식량 부족의 위기에 처했다"며 "솔직히 말해서 시간이 갈수록 두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오데사를 방문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화상 대화 이후에 나왔다고 통신은 전했다.
흑해 연안에 위치한 오데사는 우크라이나 최대 물동항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수출되는 농산물의 대부분이 오데사 항구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오데사에 대한 러시아군의 계속된 미사일 공격으로 선박 입출항이 불가능해 우크라이나의 수출길은 막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서 약 2천500만t의 곡물이 수출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곡창 지대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제한되면 우크라이나에 의존하는 중동과 아프리카는 물론 유럽의 일부 국가까지 타격이 불가피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이전인 지난해 전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옥수수 수출국이었다. 밀 수출 규모는 6번째로 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밀이 수출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항구 봉쇄 해제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원하는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8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곡물 수출이 재개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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