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북미 간 일촉즉발의 시기였던 2018년 1월 주한미군 가족들에 대한 소개령(대피령)을 내리려다 결국 접었다는 사실이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의 생생한 증언으로 확인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런 준비를 했다는 주장은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한 미 언론 보도나 책을 통해 나온 바 있지만, 미군 지휘부 실명으로 확인된 것은 처음입니다.
에스퍼 전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발간한 회고록 '성스러운 맹세'(A Sacred Oath)에서 이런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에스퍼는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7년 11월부터 육군장관을 지내다 2019년 7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국방장관을 역임했습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책에서 육군장관 취임 넉 달 전인 2017년 7월 북한이 미 본토를 사정권에 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했고, 9월 핵실험을 했다며 "북한이 거기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었다면 매우 심각한 위협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는 "11월 취임했을 때 우리 초점은 육군의 미래가 아니었다"며 "당면한 도전은 한반도 정세와 주한미군 태세, 실질적인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를 경고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핵 버튼' 설전을 주고받는 등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던 시기였습니다.
에스퍼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 공개적인 수사가 증가하고 날카로워지면서, 국방부에서도 (군사적 대응에 대한) 계획과 준비가 활발해지고 군사 옵션도 미세조정됐다"고 밝혔습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한국에서 싸우게 돼 있는 부대가 완전히 준비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거의 매주 육군 참모부와 준비태세 회의를 열었고, 미 육군 역시 현장 훈련은 물론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 모든 훈련에 참여했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우린 군수품을 조달해 전구(戰區)로 수송하고 민간 대피 계획과 통신망을 연습하고 물류 시스템도 확실히 해야 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그러던 와중인 2018년 1월 앨라배마주 헌츠빌의 한 병참기지를 찾았을 때 국방부에서 한 통의 긴급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통령이 모든 주한미군 가족을 대피시키라는 명령을 내렸고 그날 오후 발표한다는 내용이었다"며 "믿을 수 없었다. 김정은이 하와이에 미사일을 쐈나. 북한 기갑부대가 비무장지대(DMZ)로 이동 중인가. 미군 함정을 침몰시켰나. 미국에 탄도미사일을 쐈나. 뭐지? (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2만8천 명 이상의 미군과 7천 명의 가족이 한국에 있었다며 "1만1천 명의 다른 비전투요원과 함께 이들 모두를 대피시키는 것은 어려운 임무"라고 밝혔습니다.
또 "나는 2주 전에 그곳 우리 부대를 방문했고, 사령관은 전쟁 준비와 관련해 브리핑했는데, 거기엔 19만 명에 육박하는 한국에 있는 모든 미국인을 대피시키는 계획이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피 명령을) 북한이 어떻게 생각할까였다. 김정은은 아마도 미국의 철수를 분쟁의 전주로 볼 것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피를 발표한다면 우린 전쟁을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하지만 그런 경고는 사라졌고, 난 명확한 설명을 못 들었지만, 분명히 누군가 대통령이 트윗을 보내지 않도록 설득했다. 위기와 전쟁을 피한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당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놓고 왜 왔다 갔다 하는 결정이 있었는지 말문이 막혔다"고 덧붙였습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가족 소개령을 트윗으로 발표하려다가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의 막후 교섭으로 불발이 됐다고 2018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