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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오세훈 서울시장 행보에 쏠리는 눈

부동산에 달린 서울시장…송영길 "세금 부담 완화" vs 오세훈 "양질 주택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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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울시장 후보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이벤트 광장에서 열린 학교폭력예방 캠페인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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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부동산 민심 잡기에 나섰다. 부동산시장을 향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후보는 부동산 세제 개편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주택 공급을 약속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후보는 전날 현실과 동떨어진 부동산 규제를 혁신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1주택자 종부세 폐지 ▲다주택자 종부세 과세 기준액 6억원→11억원 상향 조정 ▲일시적 2주택자 및 농촌·저가주택을 보유한 2주택자 종부세 중과에서 배제 ▲재산세 상한 최고세율 110%로 조정 ▲착한 임대인 보유세 완화 ▲임차인 전·월세 공제 확대 ▲30년 이상 노후 주택 안전 진단 폐지 등을 제시했다.

또 공공주도 신속 개발로 총 41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30%를 청년층에게 우선 공급해 자가 보유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문턱을 낮출 수 있는 해결책으로 '누구나 집' 2만가구를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무주택자에게 공급해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다. 누구나 집은 신혼부부 및 최초 주택 구입자가 집값의 10%만 지불하면 10년간 반값 임대료로 살다가 10년 후 최초 확정 분양가로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제도다.

송 후보는 "실수요자에게까지 과도한 세금을 물리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시장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수당인 민주당이 송영길의 부동산 정책 대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상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시장 친화적인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셈이다.

앞서 오 후보는 지난 13일 시민 누구나 원하는 집에서 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오 후보의 주택 공약은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재개발·재건축 기간 단축 ▲다가구·다세대 밀집 지역의 재정비사업 '모아주택·모아타운' 지원 강화 ▲청년주택 업그레이드 ▲3대 거주형 효도주택 공급 등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공약은 임대주택의 고급화다. 주거면적을 기존의 1.5배로 확대하고, 60㎡ 이상 중형 타입을 현행 8% 수준에서 30%까지 늘릴 예정이다. 또 노후화된 시설 교체 주기를 축소하고, 친환경 벽지·맞춤형 시스템 가구·커뮤니티센터·옥상정원 등 최신 유행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완전히 섞고, 동·호수 동시 공개 추첨제를 도입해 차별과 소외를 해소할 전망이다. 여기에 다가구·다세대주택 필지 소유자들이 이웃한 개별 필지를 모아 블록 단위로 공동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오 후보는 "앞으로 서울의 임대주택은 민간 분양아파트 못지않은 고품질로 짓겠다"며 "누구나 살고 싶고, 누구나 부러워하고, 누구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임대주택을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이처럼 두 서울시장 후보가 일찍이 부동산 정책을 들고나온 이유는 현재 서울의 최대 현안이 부동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헤럴드경제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8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시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분야'로 응답자의 44.3%가 부동산이라고 답변했다. 그 뒤를 경제(25.1%)와 청년(7.7%), 교통(5.8%) 코로나19(5.0%) 등이 이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약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어느 정도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우선 송 후보의 누구나 집은 입주자가 집값의 10%만 보증금으로 걸어 두는 대신 10년간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기에 주거비용으로 적지 않은 지출을 해야 한다. 또 10년 후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까지는 시세차익을 볼 수 없고 거주지 변경도 쉽지 않다. 건설업계에서도 손실을 볼 확률이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참여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음 오 후보의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은 공사원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임대료와 관리비가 높은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또 공사비·운영비 등 부족한 액수를 세금으로 충당할 경우 시정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벌써부터 수요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높은 청약 경쟁률로 이어지는 '로또 청약'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당첨 가능성을 키우고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온갖 편법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선거철마다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부동산 공약을 내세웠지만 이행률이 그리 높지 않았다"며 "제대로 안착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사전에 충분히 따져보고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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