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잡힐 때까지 금리를 올리겠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다시 한번 ‘센’ 발언을 내놨지만 시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물가 오름세에도 미국의 소비 지표가 상승 흐름을 이어간 덕이다.
파월은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물가상승률이 분명하고 확실하게 내려가는 것을 볼 때까지 우리는 계속 (금리 인상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파월은 "광범위하게 인식된 중립 금리의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면, 우리는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며 연 2.5% 수준으로 추정되는 중립 금리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시사했다. 중립금리란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일컫는다.
파월이 다시 매(통화 긴축)의 발톱을 드러냈지만, 미국 증시는 일제히 올랐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1.34%, S&P 500지수는 2.02% 상승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2.76% 상승 마감했다. 18일 코스피(0.21%)와 코스닥(0.65%) 모두 상승 마감했다.
파월의 ‘으름장’에도 흔들리지 않은 건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도 지갑을 여는 미국인의 분위기가 숫자로 확인돼서다. 이날 발표한 4월 미국 소매판매 지수는 전달보다 0.9% 증가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1.0%)에는 못 미쳤지만 흐름은 나쁘지 않다.
미국 소매판매는 지난해 12월 1.6% 감소한 뒤 지난 1월(2.7%), 2월(1.7%), 3월(0.7%)에 이어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자동차와 휘발유, 식료품 등을 제외한 근원 소매 판매는 전달보다 1.0% 증가해 시장 전망치(0.7%)를 웃돌았다.
소매판매는 미국 시민들의 온·오프라인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소매판매는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인들이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여전히 지갑을 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시장이 경제 지표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의 관심이 물가 리스크에서 경기 경착륙 리스크로 이동하면서 경기 관련 지표 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5월 마지막 주에 발표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물가정점을,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로는 소비가 견고하게 이어질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인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