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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소득 늘고, 분배도 개선됐지만...'정부 지원금+인플레' 착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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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1분기 가계동향 발표
가계소득 10% 증가 역대 '최대'...분배도 개선
지원금 저소득층에 집중...인플레로 착시효과
한국일보

18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라면을 구입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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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가계소득 증가폭이 10%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소득 하위 20% 계층이 상위 20%의 소득 증가폭을 앞서는 등 소득 분배 상황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증가와 소득 분배 개선은 기본적으로 고용 상황 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코로나 지원금이 저소득층에 집중되고 물가 상승으로 명목소득이 크게 늘어난 '착시효과'를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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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소비지출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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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소득 10% 증가 '사상 최대 폭'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1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 월평균 소득은 482만5,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0.1%(44만1,000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1인 가구 기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근로소득(10.2%)과 사업소득(12.4%)이 모두 10% 이상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전체 소득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기저효과와 수출 증가 영향으로 1분기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100만1,000명 늘어난 것이 근로소득 증가로 이어졌다. 서비스업 업황도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서는 크게 개선돼 사업소득을 끌어올렸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근로소득, 사업소득 외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수혜금 증가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가 이끈 소득증가… 소비 회복은 더뎌


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는 1분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8%에 달하는 등 인플레이션 영향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 가계소득 증가율은 6.0%로 명목소득 증가율(10.1%)에 크게 못 미친다. 물가 인상 때문에 가계 소득이 늘어나 보이는 착시효과가 나타났다는 뜻이다. 명목-실질 소득 차이(4.1%포인트)는 지난해 4분기(3.6%포인트)보다 더 벌어졌다.

소비지출도 명목 기준으로는 4.7% 늘었지만, 물가를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은 0.8%에 그쳤다. 물가를 감안하면 가계가 지출을 크게 늘리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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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이 1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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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증가·방역지원금 지급에 소득격차 개선


소득 격차도 개선됐다. 소득 1분위(하위 20%)의 월평균 소득이 14.6% 늘어나면서 5분위(상위 20%) 소득 증가율(11.5%)을 크게 웃돌았다. 코로나19 확산 첫해인 2020년 1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89배에 달했는데, 지난해 1분기엔 6.30배, 올해는 6.20배까지 내려왔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소득 분배 상황은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가 상당부분 정부 지원금에 기댄 만큼, 자체 소득 상황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5분위의 근로소득(+10%), 사업소득(+22.5%)과 이전소득(+7%)은 모두 증가했으나, 1분위는 근로(+34.2%)·이전소득(+12.7%)만 증가하고 사업소득은 7% 감소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득·분배 지표가 개선됐지만, 이 같은 개선세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며 “저소득층에 대한 소득지원에 나서고, 고용·사회안전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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