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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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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산업용 '협동로봇' 개척…日·덴마크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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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두산로보틱스가 생산하는 협동로봇 라인업 10종의 모습. [사진 제공 = (주)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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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계열사로 산업용 로봇을 생산하는 두산로보틱스가 국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음료·의료·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스타트업, 연구기관과 손잡는 한편 연내 미국과 독일에 해외 판매법인도 설립한다. 2015년 (주)두산의 100% 자회사로 설립된 두산로보틱스는 H·M·A 시리즈 등 세계 협동로봇(Collaborative Robot) 기업 중 가장 많은 10가지 종류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36%로 1위이고, 세계 순위도 5위일 정도로 경쟁력이 높다. 전체 직원(170명)의 약 40%를 연구개발(R&D) 인력으로 구성해 소프트웨어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서 카메라 로봇이 혁신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두산로보틱스의 주력 제품은 사람이 하는 작업을 도와주는 '협동로봇'이다. 일명 '코봇'으로 불린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인터랙트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전 세계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올해 약 7억달러 수준이지만 2028년이면 19억4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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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가 아주 큰 것은 아니지만 6년 새 177%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 분야다. 세계 협동로봇 시장은 덴마크 유니버설로봇이 약 40%를 점유하고 있으며, 테크맨로봇(대만)·화낙(일본) 등이 뒤를 잇는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두산 외에 (주)한화 기계부문이 협동로봇 개발·생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와 올해 들어 현재까지 10여 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식음료(플레토로보틱스·라운지랩), 서비스(AJ메인터넌스파트너스), 금융 지원(KDB캐피탈), 의료(연세의료원), 엔터테인먼트(메타씨어터) 등 업종도 다양하다. 협동로봇을 적용할 수 있는 산업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 협동로봇 수요도 여러 분야에서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두산로보틱스의 올해 1분기 협동로봇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약 300대를 기록했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올 들어 제품 판매가 크게 늘면서 2015년 7월 창립 이후 누적 판매 대수가 3000대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작년(370억원)보다 2배 많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올 들어 두산로보틱스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것은 해외 판매가 늘어난 덕택이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전체 매출의 70%가 북미·서유럽 등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달 중 미국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하반기에 독일 법인도 세워 선진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투자자금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2~3년 내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을 중심으로 협동로봇 수요가 빠르게 느는 이유로는 스마트공장과 저출산·고령화가 꼽힌다.

산업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도입되기 시작한 스마트공장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디지털 전환, 친환경 바람이 불면서 보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공장에는 일반 산업용 로봇이 사용됐다. 하지만 일반 산업용 로봇은 공간 제약이 따르는 데다 자동차·기계·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서 '소품종 대량생산'에 특화돼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공장 근로자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인식도 팽배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각광받는 것이 바로 협동로봇이다. 크기가 작은 협동로봇은 별도 안전 펜스 없이 사람이 작업하는 공간이면 어디든 설치할 수 있다. 노동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공존하는 파트너 같은 존재로 자리 잡은 것이다.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가격이 평균 3000만원 선이라 여러 산업군의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도입하는 데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선진국의 고령화·저출산 등 인구구조 변화도 협동로봇의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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