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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文 결단 덕에 尹 부담 덜었다? 남중국해·대만해협 발언 보니[한·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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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대만해협 등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주장해온 사안에 대해 일치된 의견을 표명했다.

양 정상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공동성명을 통해 “항행의 자유와 바다의 합법적 사용을 존중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대만해협에 대해선 “(양 정상은)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내용과 함께 이를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및 번영의 핵심 요소”로 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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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21일(현지시간) 확대 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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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용은 미·중이 기 싸움을 벌이는 주요 현안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미국의 편에 섰다는 입장을 드러내는 문구로 평가된다. 미국은 그간 남중국해와 관련 수차례에 걸쳐 중국이 불법적인 영유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해협에 대해서도 중국의 활동을 안정을 저해하는 행위로 보고 비판했다. 중국은 ‘외부 세력의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해 왔다.





'남중국해·대만해협' 길 터놓은 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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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엔 미국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중국의 신장 위구르, 홍콩 인권 침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사진은 지난 10일 취임식 당시 윤 대통령이 취임사를 하는 모습.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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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과감하게 남중국해·대만해협에 대해 미국 입장에 동조할 수 있었던 것은 전임 문재인 대통령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남중국해를 둘러싼 항행의 자유와 대만해협의 평화를 강조하는 내용은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도출된 문구다. 당시 공동성명엔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한·미 정상이 공식 문서를 통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었다.







당시 중국은 곧장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해 5월 24일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공동성명 내용에 우려를 표한다”며 “대만 문제는 완전히 중국의 내정”이라고 말했다. 또 “관련 국가들은 대만 문제에서 언행을 신중히 해야 하고 불장난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날 중국 군용기 14대가 대만 남서부에 진입하며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한 것 역시 한·미 공조가 대중 견제 성격을 강화하는 데 따른 시위 성격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또 정상회담 이틀 전인 지난 19일 각각 서해와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 결과 설명 브리핑에서 중국이 반발할 가능성을 묻자 “대만해협 관련 표현은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들어간 것으로 기억한다”며 “대만해협 안전 문제는 우리의 국익과도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에 중국 측에서 (공동성명 내용과 관련) 보복한다든지 그렇게 오해할 소지는 거의 없다”고 답했다.



'인권' 강조했지만 신장·홍콩엔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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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인권과 관련해 국제적 연대를 강조한 만큼 이날 공동성명에 신장 위구르 소수민족 및 홍콩과 관련한 인권 탄압 문제가 담길지도 관심이었지만,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권 상황에 관한 상호 우려를 공유했다”는 내용을 담았을 뿐이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국내외에서 인권 및 법치를 증진할 의지를 공유했다"고만 돼 있다. 이번에는 인도-태평양을 지목해 인권 문제를 지적한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두루뭉술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10일 취임사에서 자유와 인권을 핵심 가치로 강조한 윤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대표적인 인권 침해 사례인 신장 위구르족 문제나 홍콩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으로선 한·미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격상한다는 포부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그렇지 않아도 중국이 경계심을 표출하는 가운데 추가로 중국을 견제하는 입장을 공동성명에 넣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경제안보 분야에서 한국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의 원년 멤버로 가입하는 데 대해서도 중국은 이미 수차례 견제구를 날렸다. “한·중은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의 부정적 경향에 반대해야 한다”(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16일 한·중 외교장관 화상회의)면서다.

대중 견제용 안보 협의체로 평가받는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에 대해서는 보다 진전된 입장이 도출됐다. 이날 공동성명엔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쿼드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관심을 환영하고 전염병 퇴치, 기후변화 대응, 핵심기술 개발 등 한국이 지닌 보완적 강점에 주목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이 쿼드와 협력할 경우 지금보다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의미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4일 보도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쿼드 가입 기회가 주어진다면) 긍정적으로 참여를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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