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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금리 오르기 전에 달러 빌려두자"...해외서 빌린 돈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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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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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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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1~3월) 대외채무가 전분기 대비 217억달러(약 27조4000억원) 늘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시사하자 서둘러 자금을 조달하려는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다만 정부와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은이 25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대외채무는 6541억달러로 전년 말보다 217억달러가 증가했다. 직전 최고치였던 지난해 4분기(6324억달러)를 경신한데 이어 전 분기 증가폭(175억달러) 보다 확대됐다.

국제투자대조표는 일정시점을 기준으로 한 나라 거주자의 비거주자에 대한 금융자산(대외투자) 및 금융부채(외국인투자)를 보여주는 통계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는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 투자를 보여주는 대외 금융자산과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나타내는 대외 금융부채에서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지분·주식(펀드 포함)·파생금융상품을 뺀 것이다. 즉 현재 시점에서 규모가 확정된 대외 자산과 부채를 말한다. 대외채무는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 등 대외지급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대외채무가 역대 최대로 늘어난 가운데 이 중 만기 1년 미만인 단기외채는 102억달러, 장기외채는 115억달러 증가했다. 이에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26.7%로 전기 대비 0.7%포인트(p) 상승했다. 직전 최고치였던 지난해 2분기(29%) 보다는 소폭 하락한 수준이다. 단기외채가 늘어난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외국에 빠르게 갚아야 하는 빚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대외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8.2%로 직전 분기보다 2.6%포인트 상승했다. 과거 10년 분기 평균(33.8%)보다 높다. 외환보유액 등 준비자산이 감소한 반면 단기외채는 늘어난 결과다.

문제는 올 2분기 들어 환율이 널뛰었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중 평균 1221.3원에서 지난 4월 1235.1원으로 한달만에 13.8원 상승했다. 환율이 상승하면 민간 금융기관과 기업의 달러화 채무에 대한 이자 비용과 원금 상환 부담이 커진다. 여기에 외환보유액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단기외채 비율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주식과 채권 등을 포함한 대외금융자산도 2조1893억달러로 역대 최대치였다. 대외금융자산이 늘어난 것은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인 가운데 거주자의 해외직접투자(5866억달러)가 203억달러 증가한 영향이다. 증권투자는 글로벌 주가 하락과 미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가치 하락 등 비거래 요인으로 2020년 1분기 이후 2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외금융부채는 1조4933억달러로 전분기 말보다 255억달러 감소했다. 비거주자의 국내 증권투자가 감소했다. 외국인의 증권투자는 1분기(9406억달러)에 직전분기 대비 504억 달러 감소했다. 이에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6960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대외채무 증가는 우리나라 국채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가 늘고 국내 기업과은행 등의 해외 발행 증권도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단기외채 비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과거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대외지급능력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4월부터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상당히 커진 만큼 2분기 이후부터는 단기외채를 중심으로 지표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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