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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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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만 내세운 보험영업…장기적으론 득보다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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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메트라이프 본사에서 만난 김성환 CA 채널 영업총괄 부사장/사진=배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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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은 고객 인생에 중요한 상품인데 최근에는 수수료만 보고 판매하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김성환 메트라이프 CA 채널 영업총괄 부사장(사진)은 최근 보험 영업 환경을 이렇게 평가했다. CA는 본사에 소속된 전속 설계사로 메트라이프는 3000여명을 두고 있다.

최근 손해보험사뿐 아니라 생명보험사까지 CSM(보험서비스마진)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보험 판매에서 집중하면서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의 영향력이 커졌다. 주요 보험사들이 자사 상품 판매를 위해 경쟁적으로 판매 수수료를 올리면서 GA 간의 경쟁도 뜨겁다. 능력있는 보험 설계사의 몸값은 더 높아지고 인력 이동도 활발하다.

하지만 GA 채널을 중심으로 좀 더 높은 수수료를 받기 위해 특정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다보니 보험의 본질이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고객은 본인에게 필요한 상품이 아니라 설계사들이 팔면 유리한 상품에 가입할 확률이 높아진다.

김 부사장은 "보험 영업을 장사와 헷갈려서는 안 된다"면서 "보험 가입의 취지는 사라지고 수수료만 보고 달려들어서는 고객도, 회사도 오래 가기 어렵다"고 했다. 동일한 단기납 종신보험을 팔더라도 환급률 숫자만 내세워 상품을 판 경우와 종신보험이 고객에게 왜 필요한지부터 따진 경우는 향후 해지율과 고객의 만족도 등에서 차이나 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본인이 죽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아요? 종신보험은 적어도 이런 고민에서 시작해서 본인의 재정 상황에 맞게 상품을 설계하고 가입하는 절차가 필요해요. 높은 환급률은 플러스알파가 되는 요인일 뿐입니다."

보험 상품은 예·적금처럼 한 번 가입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나이와 건강상태, 결혼유무, 자녀유무 등 삶의 변화와 달라지고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설계사의 고객관리 역량도 중요하다.

김 부사장은 "수수료와 높은 연봉만 좇아서 여기저기 이동하는 보험 설계사들은 1~2년은 하겠지만 지속하기엔 한계가 분명하다"면서 "향후 영업시장은 보험의 본질을 알고 직업적인 철학이 있고 고객에 관한 태도가 좋은 설계사들이 디지털 시스템을 활용해 고객을 끌어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네팔 메트라이프는 제판분리를 통해 자회사 GA 채널 형태로 7000여명의 설계사를 뒀지만 관리 부재와 원수보험사의 영향력 한계로 결국엔 다시 전속 채널로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한국 메트라이프의 전속채널 관리 모델을 도입했다. 김 부사장은 2015년 전속채널 영업총괄(CAO·전무)로 취임하면서 20년 이상 영업 노하우를 담은 판매 프로세스를 CA 채널에 도입했다. 데이터에 기반한 조직관리 시스템(Success Wheel)을 활용한 체계적인 경력 관리와 교육도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메트라이프는 전속 설계사의 체계적인 관리와 판매 시스템으로 좋은 영업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수수료 경쟁으로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받고 있지만 김 부사장은 결국엔 양질의 보험 설계사들이 살아 남는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 메트라이프생명의 MDRT(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백만 달러 원탁회의) 회원 수는 576명으로 한국MDRT협회가 공시한 전체 등록 회원수 2188명 중 약 26%에 달한다. MDRT는 1927년 미국 멤피스에서 시작된 전문가 단체로 보험·재무설계 분야 최고의 전문가에게만 자격이 주어진다. 회원은 연간 약 6250만원 이상의 수수료 또는 약 1억5600만원 이상의 보험료 실적을 달성하고 엄격한 윤리의식을 갖추고 우수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영업의 끝판왕에서 영업 총괄 부사장 자리까지 오른 그는 "영업은 과학이라는 생각으로 프로세스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 부분을 꾸준히 잘하면 성공한다는 검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메트라이프 부사장은

김 부사장은 육군 대위 출신이다. 당시 지인에게 빌려준 돈이 잘못돼 8000만원의 부채를 안고 25년 전인 1999년 메트라이프 보험 설계사로 첫발을 디뎠다. 처음엔 돈 때문이었지만 보험을 깊게 고민하고 고객을 대했다. 입사 6개월 만에 최연소 MDRT 달성, 연도 대상 3관왕 달성, 지점장 챔피언, 영업 매출 75개월 연속 전 세계 1위 지점 유지 등 영업의 신이 됐으며 2022년 1월에는 보험 설계사 출신으로 영업 총괄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세일즈 마케팅을 다룬 '절대 긍정', 'READY 레디' 두 권의 책을 낸 저자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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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역삼동 메트라이프 본사에서 만난 김성환 CA 채널 영업총괄 부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배규민 기자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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