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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윤시내가 사라졌다', '가짜'와 '진짜'의 경계를 넘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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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진화 감독 노재원 오민애 이주영 / 사진=방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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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가짜란 없다. 결국 그 안을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정체성과 삶을 가지고 있다. '이미테이션이란 가수'와 '정체성'이라는 상충되는 소재로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넘나든다. 아이러니한 소재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 주는 '윤시내가 사라졌다'다.

25일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감독 김진화·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김진화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주영, 오민애, 노재원이 참석했다.

'윤시내가 사라졌다'는 열정충만 이미테이션 가수 연시내(오민애)와 엉뚱매력 관종 유튜버 짱하(이주영) 두 모녀가 전설의 디바를 찾아 나서며 펼쳐지는 동상이몽 로드무비다.

◆ 진짜를 찾아가는 이미테이션 가수의 삶

작품의 소재는 이미테이션 가수다. 이들이 진짜 자신의 삶과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아이러니한 주제가 눈길을 끈다.

김진화 감독은 작품을 기획한 의도를 밝혔다. 그는 "이미테이션 가수는 제가 살아온 시대적 배경의 이야기도 하다. 어릴 적 '인간극장'을 보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미테이션이 나오는 방송을 보며 재밌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 기획 단계에서 유튜브 클립을 통해 이미테이션 가수가 출연한 토크쇼를 봤다. 그 토크쇼에서 이미테이션 가수가 '(원조 가수와) 외형적으로 닮기 위해 노력한다. 그 결과 인생의 전성기를 가지는 것 같다'고 하더라. 다른 사람이 돼 갈수록 자신에게 자부심을 느끼는 아이러니가 마음에 와닿았다"고 전했다.

또한 김진화 감독은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밝혔다. 김 감독은 "주된 키워드라고 하면 진짜와 가짜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진짜와 가짜가 어떤 건지 고민을 했는데 편집을 마치고 나니 결국 이 이야기가 진짜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진짜는 다양성에서 찾을 수 있겠구나 하는 결론에 도달했다. 다양한 삶을 인정하는 거에 있어서 진짜가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원조 가수 윤시내의 등장

작품 속 이미테이션 가수의 롤모델은 바로 윤시내다. 실제 가수 윤시내는 작품에 출연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김진화 감독은 원조 가수로 윤시내를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외형적이나 무대 매너는 또 원조 가수에게 고유함이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윤시내가 생각이 났다"고 언급했다.

연시내 역의 오민애는 윤시내를 모창한 소감을 밝혔다. 오민애는 "윤시내가 독보적이라 도무지 흉내낼 수 없는 분이었다"며 "모창 가수라는 매력적인 역할이라 행운이라고 생각했는데 연습할수록 대박 아닌 쪽박이 되겠다는 위기감이 들더라. 그분 흉내내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위기감을 이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오민애는 "그분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살려야겠다고 싶었다. 춤출 때 겨드랑이 부분에서 펌핑을 한다. 그런 부분을 살려봤다"며 "또 포효를 잘하신다. 질러내는 것을 잘 살리려 했다"고 전했다.

이어 "성격적으로는 차분히 말하시고 수줍음 많으시고 소녀 다움이 있으셔서 그 부분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 이주영X오민애의 모녀 '케미'

이번 작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이주영, 오민애의 '케미'다. 모녀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현실감 가득한 관계를 표현해내며 공감을 자아낸다.

이주영이 연기한 장하다 역은 누구보다 연시내의 정을 갈구하는 인물이다. 이와 관련해 이주영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장하다가) 미운 짓을 하지 않냐. 그래서 굉장히 평범하지 않은 텐션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장하다의 인간적인 면, 연약한 면을 보게 됐다. 그의 고독과 슬픔이 큰 만큼 하이텐션이 되는 것 같더라"며 "장하다를 대변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사실 엄마한테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데 그게 충족이 안 돼서 외부에서 찾게 되는 인물이다. 하다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스크린에서 표현하려 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도 이주영과 오민애는 모녀 역할에 몰입했다. 오민애는 "연기할 때는 앙숙이어서 캐릭터에 열중하다 보니 현장에서 친하게 지낼 수 없었다. 그런데 이주영이 마지막 촬영 날에 울었다더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주영은 "정말 행복했던 현장이었다"며 "오민애 선배님처럼 나이가 들면 저렇게 순수함을 지키며 연기를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촬영이 끝나고 운 적이 없었는데 끝나고 엉엉 울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윤시내가 사라졌다'는 정체성, 삶에 대한 메시지를 갖췄다. 여기에 배우들의 열연과 '케미'가 더해져 보는 맛을 더한다. 가벼운 소재인 듯 보이지만 그 안은 묵직함으로 채워졌다. 6월 8일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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