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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물가와 GDP

금리 0.25%p 올렸다…'물가 쇼크'에 사상 첫 두달 연속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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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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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에 이어 한 달 만에 추가 인상에 나선 것이다. 커지는 물가 상승 압력에 긴축에 속도를 높이는 미국과의 금리 역전 우려 속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0.25%포인트 인상(1.25→1.5%)에 이어 한 달만의 추가 인상이다. 한은이 2008년 3월 통화정책 운영체계를 콜금리 목표제에서 기준금리 제도로 바꾼 뒤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이 추가 인상에 나선 건 들썩이다 못해 치솟는 물가 오름세 때문이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은 4.8%로,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의 물가 목표치(2%)를 한참 웃돈다.

물가 상승 압력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이 여전히 장기화하는 데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면전 양상이 길어지면서 원자재 가격과 식량 가격이 가파르고 오르고 있어서다.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이란 인식이 강해지는 것도 한은의 ‘인플레 파이터’ 본능을 자극하고 있다. 한은이 지난 24일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에 따르면 소비자가 향후 1년간 내다본 물가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2012년 10월(3.3%) 이후 9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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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더욱이 연일 긴축의 가속 페달을 밟는 미 연방준비제도(Fed)도 추가 인상을 떠민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Fed는 지난 3~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0.75~1.0%다.

미국의 거센 물가 상승 압력에 Fed가 오는 6월 FOMC에서 빅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되면 한·미 간의 기준금리 차(상단 기준) 0.25%포인트로 좁혀진다. 오는 7월 FOMC가 추가로 빅스텝 인상을 단행하면 금리가 역전된다.

한미간의 기준금리 차가 좁혀지면 국내의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을 자극할 수 있고, 원화가치 하락 등으로 이어지며 수입 물가 등이 더 오를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물가의 흐름에 따라 강력한 긴축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 16일 “앞으로 빅스텝을 고려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5월 금통위와 7~8월 경제 및 물가 상황 등을 봐야 한다”며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가 상황에 따라 올해 하반기(7~12월)에 빅스텝에 나설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장도 이날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를 뒀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3~18일 채권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94명이 이날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답했다. 금융투자협회는 “Fed의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로 기준금리 인상 응답자 비율이 지난달(50%)보다 상승했다”고 밝혔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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