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삼성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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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해 연내 최소 2차례 이상 추가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내비쳤다. 이렇게 되면 연내 기준금리는 최소 연 2.25%까지 올라간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전체회의는 오는 7월과 8월, 이어 10월, 11월 총 4차례 앞두고 있다.
이 총재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삼성본관에서 열린 금통위 전체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에서 연말 기준금리 예상을 2.25%에서 2.50%로 올렸는데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물가 수준이 많이 올라가서 당연히 시장 예측도 올라가는 건 합리적 기대"라고 말했다.
당장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5%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내년 초까지도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장이 예측하는 기준금리 상단이 연 2.50%까지 오르는 것은 당연하고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물가 상황뿐만 아니라 높아진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통화당국이 매우 경계하고 있다"며 "최근 한국의 물가 여건이 빠른 상승세를 나타냄에 따라 지난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당시 강조됐던 금융안정 이외에 물가안정에 대한 필요성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어도 올해 여름까지는 매 금통위마다 상승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연내 연 2.25%까지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4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인상이다. 2개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은 콜금리 목표제였던 2007년 7∼8월 이후 14년여 만이며, 2008년 3월 기준금리가 적용된 이래 처음이다. 이날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일치였다"고 이 총재는 밝혔다.
이날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5%로 상향했다. 내년은 2.9%로 전망했다. 물가 상승률 4.5%는 한은이 2008년 7월 전망한 4.8%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또, 물가 상승률 전망이 4%대를 기록한 것은 2011년 7월 4.0%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 3.0%에서 2.7%로 낮추고 내년은 2.4%로 한은은 내다봤다.
이 총재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기 보다는 물가 상황에 대한 위험을 더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활동이 침체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물가가 상승되는 상태가 유지되는 저성장·고물가 상태를 의미한다.
이 총재는 "스태그플레이션은 어떻게 정의하는냐에 따라 (진단이) 달라진다"며 "물가 상방 압력과 성장률 둔화 요인이 있지만 2.7%(올해), 2.4%(내년) 성장률이 낮은 것이냐 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라고 했다.
최근 한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발언과 관련해서는 "물가와 성장이 해외 요인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불확실성 정도가 매우 크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원론적으로 한 얘기"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총재는 앞서 1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회동 직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평가와 우리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을 허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빅스텝 질문에 "우리나라는 아직 데이터 등이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다고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들의 질문이 모두 끝난 후 "(기자간담회가) 끝나기 전에 하나만 말씀드리겠다"며 "저희 금통위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면 물가 상방 위험과 하방 위험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전개 상황에 비춰보면 성장보다 물가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더 크게 예상된다"며 "이런 만큼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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