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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대출금리 또 오른다…은행도 영업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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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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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은 영업에 비상이 걸렸다. 금리 상승으로 대출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은행들은 이에 대출 최장 만기를 연장하거나 한시적인 조치를 통해 금리를 일부 인하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전날(25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말과 비교해 1조2046억원 줄어든 701조187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이들 은행의 전월 대비 가계대출 잔액 감소폭은 △1월 1조3634억원 △2월 1조7522억원 △3월 2조7436억원 △4월 8020억원 등이다.

대표적인 투자처인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 변동성이 심화한 측면도 있지만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가 오르고 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오른 영향이 크다. 이자 부담 때문에 대출을 받지 않는 소비자가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단기간에 확 뛰면서 대출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 0.5%에서 0.75%로 인상이 시작된 이후 이날까지 9개월 만에 1.75%로 1.25%포인트 올랐다.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16~6.41%, 변동형은 3.29~5.251%, 신용대출은 3.26~4.57%로 나타났다. 업계는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에 맞춰 올해 최대 세 차례 추가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본다.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대출금리가 오른다고 가정해도 주담대는 연내 7%, 신용대출은 5%를 돌파할 전망이다.

은행들은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우선 서둘러 금리 인하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시작한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 금리 인하 조치를 두 차례 연장했는데, 조만간 한 번 더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이달 초부터 신용대출 금리도 인하했다. 우리은행은 고정형 주담대 상품에 가까운 5년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를 지난 18일부터 기한을 두지 않고 내렸다.

'묘안'도 나왔다. 최장 만기를 늘려 차주(대출받은 사람)가 매달 내야 하는 당장의 이자를 낮추는 방식이다. 5대 은행은 지난 19일 기준으로 모두 주담대 최장 만기를 33~35년에서 40년으로 연장했다. 신용대출 최장 만기도 5년에서 10년으로 느는 추세다. KB·신한·하나·NH농협은행이 만기 10년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한 상태다. 우리은행도 신용대출 만기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방식은 차주의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낮아져 대출 여력이 확보돼서다. DSR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인데, 만기가 늘어나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 DSR 비율이 낮아진다. 현재 은행 대출은 DSR 40%까지 실행된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대출이 필요한 고객의 금리 부담을 낮춰주면서 동시에 은행도 대출 실적을 방어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가 연내 2.25~2.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시장 전망에 대해 "합리적인 기대"라고 말했다.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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