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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칸(프랑스), 김보라 기자] “모든 게 다 신기하다. 앞으로 제가 연기해 나가는 데 원동력이 될 거 같다.”
배우 이주영(31)이 특유의 ‘코찡긋’ 미소를 발산하며 부끄럽게 웃었다. 지난 2012년 단편영화 ‘조우’로 데뷔해 정확히 10년 만에 칸 국제영화제의 무대에 선 그녀에게서 나름의 자신감과 뿌듯함, 그리고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이주영은 27일 오후(현지 시간) 프랑스 칸 르 마제스틱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브로커’로 라운드 인터뷰를 갖고 국내 취재진을 만났다.
이날 이주영은 “매년 칸 행사가 열릴 때마다 서치했었는데 이번에 제가 와서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도 신기하고 어제 레드카펫을 밟은 것도 신기하다”며 “제가 뤼미에르 대극장에 들어갈 것이라는 생각도 못해봤는데.(웃음) 앞으로 연기 생활의 원동력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주영이 출연한 새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제작 영화사 집, 배급 CJ ENM)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 이주영은 불법으로 아이를 사고 파는 일당을 검거하려는 이 형사 역을 소화했다. 배두나(44)는 이 형사의 선배 수진 역을 맡아 이주영과 호흡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6일 오후 7시 ‘브로커’가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전 세계 최초 공개돼 관객 및 평단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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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주영은 “(상영 후 관객들이)10분 동안 박수친다는건 말로만 들었는데 실제로 겪어 보니 놀랐다. 이렇게 오래 박수를 쳐주실지 몰랐다. 저와 아이유는 ‘지금쯤 몇 분이나 흘렀을까?’ 싶었다.(웃음) 외국 관객들은 마스크를 안 쓰셔서 표정이 다 보였는데 모두들 저희를 보며 웃고 계셔서 좋았다. 그 순간에 떨린다기보다, 저도 이 영화를 처음 본 상황이었고, 되게 감격적이었다. 영화에 대한 감상도 남아있어서 뭉클한 기분이 들었다”는 월드프리미어 소감을 남겼다.
이주영은 배두나와 함께 형사 캐릭터를 맛깔나게 완성했다. “촬영하면서 저는 이 형사의 기조에 동의하는 바가 있었다. 개인으로 (극중 인물들을 보면) 잘못된 일을 했고 무책임한 행동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저는 개인에게 책임을 물기보다 제도적, 사회적으로 미혼모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싶더라. 사회에 왜 그런 제도가 뒷받침되지 못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소영(아이유 분)과 비슷한 나이 또래라서 비슷한 생각을 했던 거 같다. (형사들이) 그들을 따라다니면서 좀 더 이해하게 되는 부분과 닮았다”고 형사를 소화하며 아기 엄마 소영, 브로커들을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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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캐릭터를 처음 연기한 것에 대해 “여성청소년과라는 설정이었기 때문에 강력계 느낌이 아니다. 따라다닌다. 그래서 이 형사들이 조금은 어설프다”며 “이 형사와 수진은 강력계 형사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도 있고 언제든지 잘려 나갈 수 있다는 두려움도 지녔다. 저는 기존의 형사처럼 ‘이래야 해’라는 강박관념을 갖고 고정된 견해보다 이들 또한 어떠한 인간성을 갖고 있고, 개인의 견해를 기반으로 사건에 참여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분석한 과정을 밝혔다.
형사 수진 역의 배두나와 호흡이 어땠느냐는 물음에 “감독님이 ‘차 안이라는 공간이 폐쇄적’이라며 어떤 걸 해야 장면에 리듬감과 호흡이 생길지 고민하셨다. 제가 생각하기에 먹는 장면 등은 고심 속에서 나온 거 같다”며 “상반신 위주의 연기를 해야 했고 폐쇄적 공간이라 할 게 없다. 그래서 운전자를 바꾼다든지, 여러 가지 방향으로 해봤다. 그러면서도 대사에 있어서 자연스러움을 추구했다”고 새로움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 배두나 선배를 보며 ‘저 배우는 어떻게 연기하는 걸까?’ 항상 궁금증이 있었다. ‘고양이를 부탁해’ ‘최고의 이혼’ 등 선배가 찍었던 작품을 다 찾아봤다. 이번에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 느낀 건데 상대 배우에 대해 굉장히 열려 있다. 상대 배우에게 열어 놓고 여러 가지로 맞춰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고 털어놨다.
“얘기를 하면서 장면을 발전시킨 것들이 많았다. 원래 차 앞자리에 앉아서 있는 거였는데 제가 뒷자리로 옮기기도 하고, 되게 많이 바꾸어나갔다. 양말의 냄새를 맡아보기도 하고.(웃음) 연기적인 것에 대해서도 얘기를 많이 했다.”
2012년 데뷔해 ‘꿈의 제인’, ‘누에 치던 방’, ‘야구소녀’, ‘메기’ 등 다양한 색깔의 작품에서 늘 새로운 얼굴을 비추는 그녀의 앞날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칸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다. 제가 살면서 여기에 또 올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이 경험이 자양분이 되어서 제가 다음 작품을 할 때 좋은 기억으로 남을 거 같다. 행복했고 특별했다.”
그러면서 이주영은 “그러나 저는 ‘나는 이제 칸에 와 봤어’ ‘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작업을 해봤어’ 등의 생각으로 나의 커리어가 달라질 거라는 생각은 하진 않는다. 하던 대로 해왔기 때문에 운이 좋게 칸에 올 수 있었던 거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브로커’는 내달 8일 극장 개봉할 예정이다.
/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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