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8주기인 지난 4월16일 전남 진도군 세월호 사고 해역에 사고 지점을 알리는 부표가 떠있다. 권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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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일 위원회 활동을 마치는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최종보고서에 담길 세월호 침몰 원인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세월호가 외부 물체와 충돌해 침몰했다는 이른바 ‘외력설’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전원위원회와 진상규명국이 충돌한 것이다.
5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사참위 전원위원회 위원 6명 중 5명은 최종보고서에 ‘외력 충돌은 가능성이 낮다’는 취지의 내용을 기재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반면 조사기구인 사참위 진상규명국은 ‘외력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내용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며 맞서 있다.
양측의 이같은 입장 차이로 인해 선체 조사 결과가 담긴 ‘세월호 변형·손상 부위 확인 및 원인 조사’와 ‘세월호 횡경사 원인과 침수 과정 분석’ 보고서 채택이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총 세 차례 미뤄졌다. 진상규명국의 조사 결과를 최종보고서에 담으려면 전원위원회가 반드시 동의해야 한다.
전원위원회 위원들은 지난 1일 회의에서 진상규명국이 작성한 보고서 내용을 비판했다. 이민 위원은 “사참위법에 따라 (전원)위원회의 법정 의견은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외력을 단정하기 어렵다’ 또는 ‘외력의 가능성이 낮다’가 됐다”면서 “(진상규명국은) 위원회 의견과 전체적으로 배치되는 식의 서술을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위원들도 “보고서에 실험 과정의 한계와 실험 결과에 대한 다른 평가도 담겨야 한다”(황필규 위원)거나 “이 보고서의 설득력은 한계가 있다. 조사국(진상규명국)에서 조사하고 싶은 것만 조사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이재원 위원)고 했다.
이에 앞서 전원위원회 위원들은 지난달 26일 회의에서 “진상규명국은 추상적·단정적 표현을 고치고, 위원 대부분 의견을 반영해 보고서를 수정하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진상규명국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보고서를 제출해 양측 갈등이 증폭된 것이다.
진상규명국 실무자들은 전원위원회 의견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1일 회의에서 김영표 사참위 세월호 조사1과 조사관은 “보고서를 위원들이 리젝트(불채택)하라. 강요된 답에 저희는 응할 수 없다”고 했다. 박병우 진상규명국 국장도 “3년간 조사하면서 내인설의 근거가 되는 부분이 소거되는 과정을 거쳤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은 최근 내인설에 무게가 실린 보고서를 사참위에 제출했다. 마린은 보고서에 “이번 시험 프로그램 결과는 낮은 GM(선박이 한 방향으로 기울어지려고 할 때 원래의 위치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힘), 조타장치(선박의 진로와 속력을 조정하는 장치) 결함, 화물 이동 등이 세월호의 급선회 및 급격한 횡경사의 주요 요인”이라고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조선학회가 분석한 세월호 침몰 원인과도 일치한다.
사참위는 7일 전원위원회 주재로 보고서 채택을 위한 회의를 한 차례 더 연다. 전원위원회 위원은 여야 추천으로 임명됐으며, 내부 상임위원(문호승 위원장, 강기탁·문현웅 위원)과 외부 비상임위원(황필규·이민·이재원 위원)으로 나뉜다. 위원들은 국세청 감사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상임이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 대한변협 북한인권특별위원회 위원 등 이력을 지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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