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화물연대 파업에 자영업자·유통가, 울상…장기화되면 여름 장사 답없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메트로신문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화물연대의 무기한 총파업에 유통업계와 자영업자들의 여름 장사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여진다. 전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가운데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면 산업계에 도미노 피해는 물론,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는 화물자동차 안전 운임제 확대와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7일부터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국의 화물 노동자 약 42만명 가운데 화물연대 조합원은 2만5000여명이다. 6% 수준이지만 화물차 비중이 높아 사태가 장기화되면 물류대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름 장사 앞두고 발 동동

화물연대의 파업 소식에 주류업계와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여름 장사를 망칠까 발을 구르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청주공장은 7일 정오를 기점으로 전면 봉쇄됐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2년만에 매출 회복세로 돌아선 하이트진로는 그 효과가 반감될까 우려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거리두기 해제 시점인 지난 4월부터 전년 대비 95% 수준까지 출고량을 회복했지만, 화물연대의 총파업 선언 후 출고량이 급감했다.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청주와 이천공장의 출고량은 평소 출고물량 대비 38%에 그쳤다.

오비맥주도 제품 출하에 제동이 걸렸다.

오비맥주는 7일 오전부터 이천·청주·광주 공장 3곳에서 생산한 맥주 물량을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 오비맥주의 물류 위탁사 소속 화물차주 대부분이 총파업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 해당 공장의 맥주 출하량은 평소의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오비맥주는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화물연대에 속하지 않은 대체 화물차 업체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발주 제한…대형마트도 예의주시

주류회사의 출고량 감소에 편의점들은 주류 제품에 대한 발주를 제한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마트24, 미니스톱은 지난 4일부터 하이트진로 소주 '참이슬'과 '참이슬 오리지널', '진로이즈백'의 발주를 제한했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병제품(참이슬, 참이슬 오리지널, 진로)은 1상자씩, 소주 페트병(참이슬, 참이슬 오리지널, 진로)은 10개씩만 발주할 수 있다.

CU도 일부 센터는 발주제한에 들어간다. GS25는 발주를 제한할 계획이 없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나 공급량이 부족해서라기보다 파업으로 인해 발주가 몰리는 상황을 우려해 발주제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나 이커머스 등의 채널은 다행히 물류센터를 갖추고 있고, 재고가 넉넉해 공급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또 자체적으로 물류기사를 채용, 운영하고 있어 파업에 참여하는 화물차주 비중이 높지 않다. 다만 유통기한이 짧거나 재고 비축이 어려운 신선식품의 경우 물류 마비와 출고 차질이 빚어질 경우 판매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술집·식당, 타격 불가피…제품 수출에도 영향

거리두기 해제로 손님 맞을 준비가 한창이던 술집, 식당 자영업자들도 물류파업의 파장이 자칫 가게 매출에 악영향을 끼칠까 울상이다. 주류가 매출의 20~30% 가량 차지하는 만큼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영업에 타격을 입는 것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물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일부 주류 도매상들은 직접 공장에 방문해 물건을 싣고가고 있다. 하지만 시간적 여유도 없는데다 차에 실을 수 있는 중량도 제한돼 타격이 불가피하다.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식품사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라면 수출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은 파업 전 계약 물량을 미리 보내는 식으로 사전 조치를 취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사측은 "라면은 유통 기한이 길어 비교적 수출 일정 조정이 수월한 편"이라며 "예고된 파업이라 관련 부서에서 모니터링하며 대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농심, 오리온, 오뚜기 등은 화물연대 총파업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가 상승 악순환 되풀이되나

업계 전문가들은 결국에는 물가상승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입을 모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일부 국가들의 수출 제한 조치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물류 파업은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

정부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관계 부처와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물류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필요하면 철도공사의 컨테이너·시멘트 운송 열차를 탄력적으로 증차 운행하고, 화물연대에 가입하지 않은 운휴 차량을 활용해 대체 수송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화물연대는 8일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파업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특히 새 정부 들어서면서 진행되는 첫 파업인 만큼 정부가 '불법 행위 원칙대응'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며, 파업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 하겠다'는 강경대응 입장만 반복하고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