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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올리면 다 죽으라는 얘기"…편의점 점주도 본사도 '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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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 1만890원 요구에…뿔난 점주들

불꺼지는 편의점…"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필요"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물품을 정돈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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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한 달에 아르바이트생 2명에게 주는 인건비만 500만원입니다. 최저임금이 1만890원으로 오르면 한 달 아르바이트 비용으로 600만원이 나가게 됩니다. 더는 버틸 여력이 없습니다."

올해로 20년째 서울 광진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최모씨(54)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편의점의 월 매출은 5000만원 정도. 평균 30% 마진을 감안한 판매금은 1500만원이다. 이 금액에서 본사에 내는 로열티(30%)를 제외하면 김씨의 통장에 찍히는 금액은 1000만원 정도다.

문제는 인건비다. 최씨는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8시간을 근무한다. 최저임금 9160원을 기준으로 오전·오후 각각 8시간씩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2명에게 주는 비용은 약 500만원이다. 한 달에 버는 수익의 절반은 인건비로 나가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월세(150만원)와 각종 운영비를 제외하면 최씨의 순수익은 170만원이다. 이마저도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890원으로 오르게 되면 순수익은 100만원 초반으로 떨어진다. 최 씨는 "인건비를 아끼려고 하루에 일할 만큼 하지만, 아르바이트생들이 한 달에 받는 월급 190만원보다 못한 돈을 벌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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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늘고, 매출은 줄고…벼랑끝 몰린 점주들

편의점 점주들이 신음하고 있다.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간당 1만890원을 요구하면서다. 올해 적용 최저임금(9160원) 대비 1730원 많다. 아르바이트 직원 2명 이상을 고용했을 때 한 달 인건비는 최소 460만원(월 209시간 기준, 주휴시간 포함)이 넘게 된다.

인건비는 느는데 편의점 매출은 줄어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 상반기 편의점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은 4357만원이다. 4년 전인 2018년 상반기(4396만원)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40만원가량 매출이 줄었다.

인건비 부담은 고스란히 소상공인 몫으로 넘겨졌다. 편의점주협의회는 편의점주 절반이 월 최저임금의 절반 수준밖에 벌지 못하고, 그중 20%는 인건비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적자라고 주장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점주는 평균 주 56시간 일하고 월 180만원의 순익을 올렸다.

홍성길 한국편의점주협의회 정책국장은 "노동부가 주장하는 인상률은 가뜩이나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수치다. 점주들은 다 죽으라는 얘기나 다름없다"며 "최저임금에 대한 업종별 차등적용과 주휴수당에 대해 올해라도 연구에 착수해 내년이라도 적용될 수 있게끔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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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지는 편의점…점주 부담에 본사도 '울상'

편의점 본사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점주들의 매출은 고스란히 본사 이익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편의점 최저임금 인상률이 가장 높이 올랐던 2018년(16.4%)을 기점으로 주요 3사 편의점의 영업이익률은 해마다 2~3% 하락세를 보인다.

인건비 부담 때문에 손님이 적은 야간에 문을 닫는 편의점 비율이 매년 늘고 있다. A 편의점에 따르면 24시간 미운영 점포는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13.8%에 불과했던 24시간 미운영 점포 비중은 2018년 19.5%로 증가했고 2020년 20.4%까지 늘어났다. 편의점 10개 점포중 2개 가까이 심야 영업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최저임금이 꾸준히 오르며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여기서 더 인상해버리면 이분들의 생계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사회적인 효용에 대해 진지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저임금을 무조건 올리는 것이 맞느냐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 본사의 의견은 점주들의 의견과 같다. 이미 인건비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정권도 바꿨으니 본사와 점주의 목소리를 반영하길 바란다"고 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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