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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원숭이두창 전세계 확산

'2세대 백신이 대수냐'…원숭이두창 차단 '팔걷은' 최전방 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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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의료원 원숭이두창 대응 의료진 '비축용' 백신접종…85% 예방효과

의료진 "전국민 접종은 필요성 없어…의료현장 외 위험 적어"

뉴스1

2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본관에서 원숭이두창 환자를 진료할 김영환 외상센터장이 원숭이두창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공동취재) 2022.6.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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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일반 병원이면 2세대 (사람) 두창 백신을 맞으며 불편을 감수할 이유 없죠. 하지만 국립중앙의료원은 국가 중앙감염병병원으로서 원숭이두창 환자를 최일선에서 치료할 겁니다. 외래진료를 통해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 환자들을 만나는 만큼 선제적으로 예방해야죠."

27일 오전 국립중앙의료원 본관 8층 국가 지정 입원치료병상(신8병동)에서 만난 전재현 감염병임상연구센터장(의료원 감염내과 전문의)은 2세대 (사람) 두창 백신 접종 계기를 취재진에게 이같이 설명했다.

앞으로 확진자 또는 의심 환자와 접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접종에 참여한 전재현 센터장은 "옮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에 참여했다"며 "모기가 무는 정도의 따끈따끈한 아픔을 느꼈다. 두창 백신의 특성상, 당분간 타인과의 접촉도 조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부로 국립중앙의료원은 원숭이두창 확진자를 진료하거나 의심 환자를 마주할 가능성이 있는 의료진 20명에 대한 2세대 사람 두창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필수인력 중에서도 지원자만 참여했다.

오전 10시, 김영환 외상센터장과 이한나 감염 격리병동 간호사 그리고 전재현 센터장은 병동에 들어와 접종받기 전 체온을 재고, 예진표를 작성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의료진이 예진실에 들어왔다.

예진표에는 Δ면역 결핍증 환자 또는 면역억제제를 투여 중인지 Δ심질환 또는 심질환 병력 있는지 Δ국소 스테로이드 치료 중인 안 질환자인지 Δ습진이 있거나 병력이 있는지 또는 기타 급·만성 박리성 피부질환자인지 Δ임신 중이거나 수유부인지 등 질문이 있었다.

이들은 2~3분간 예진표를 작성한 뒤 옆에 있는 접종실로 자리를 옮겼다. 접종 직전 감염내과 전문의와의 예진을 통해 백신 접종 후 정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이상반응에 관해 설명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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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한 의료진이 동결건조된 원숭이두창 백신과 혼합할 첨부용제를 주사기를 이용해 빼내고 있다. (공동취재) 2022.6.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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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 허가된 두창 백신은 HK이노엔의 '이노엔세포배양건조두창백신주'가 있다. 살아있는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하게 해 투여하는 '생백신'이다. 두창은 국내에서 1961년 마지막 환자가 보고됐고 1979년 접종이 중단된 터라 테러 대응용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이 제품의 경우 희귀감염병인 원숭이두창의 예방 효과는 인정되지 않았으나 보건당국에 따르면 사람에 쓰는 두창 백신 역시 원숭이두창에 대해 약 85%의 예방 효과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세포배양액이 바이알(주사기 병) 안에 파란색의 가루 형태로 있었는데, 첨부 용제가 담긴 주사기를 가루가 있는 바이알에 넣어 섞은 뒤 용액이 녹으면 접종을 시작했다. 뚜껑을 열고 접종에 쓰이는 분 지침(특수 바늘)을 바이알에 담가 백신을 취했다.

접종실의 의료진은 주로 사용하지 않는 팔뚝의 피부에 분 지침을 수직으로 잡고 15회, 피가 맺힐 정도로 꾹꾹 눌러 접종했다. 특히 바이러스를 직접 투여하는 '생백신'의 특성상 접종 부위는 드레싱으로 덮어줬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접종 후 10여분 간 별도의 관찰실에서 이상 반응을 관찰해야 했지만 두창 백신은 접종 후 접종실을 나가면 된다. 대부분의 이상 반응은 접종 부위의 경미한 통증인데, 이들 모두 통증이 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1주일 정도 지나면 주사 부위에서 농포와 같은 피부 면역반응이 나타나는데, 이상 반응이 아니라 예방접종이 잘 이뤄졌다는 지표와 같다. 딱지가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만지지 않고 드레싱을 하는 등 관리해야 한다.

전 센터장은 드레싱 하는 이유에 대해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넣는 방식이다. 약한 독을 접종하지만 타인에게 피부병이나 발진을 일으킬 수 있다. 바이러스가 나오는 걸 막기 위해 부위보다 큰 거즈를 붙인다. 농포가 나오면 예방접종이 잘 됐다는 지표"라고 말했다.

정해진 드레싱 주기는 없지만 육안으로 보기에 고름이 배어 나온다면, 갈아야 한다. 전 센터장은 관리가 까다로운 데 대해 "일반인이 접종하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며 "다만 드레싱 전후 손을 씻어야 한다. 무심결에 눈을 만진다면 안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HIV/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환자들을 많이 만난다. 이들의 발생 위험이 높다. 개인 보호구를 착용하기 어려운 외래에서 접촉했을 때, 옮기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어 접종받게 됐다. 원숭이두창 확진자를 접촉하면 21일 격리해야 한다는 점도 따졌다"고 했다.

두창 백신 접종 후 타인과의 접촉을 피해야 하는 만큼, 사용한 수건 등은 따로 세탁하고 옷을 탈의하는 수영장·사우나 등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1주일 동안 참 힘들겠단 생각이 든다"고 전 센터장은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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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두창 백신접종 후 피부면역반응의 진행 (식품의약품안전처 '이노엔세포배양건조두창백신주' 의약품 정보화면 캡처) © 뉴스1


비말 접촉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또 크다곤 볼 수 없는 질환의 특성과 접종 후 관리가 까다롭다는 점을 들어, 전 센터장은 두창 백신의 경우 일부의 고위험군만 접종하면 된다고 전했다.

전 센터장은 "필수 의료인력만 맞으면 충분하다. 두창이 국내 유입되는 속도나 규모를 봐야 한다. 피부 병변과 맨살을 부대낄 정도로 접촉하지 않았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같은 비행기를 탔다는 이유로 감염 거론은) 불안을 조장하는 게 아닐까"라고 밝혔다.

이어 "두창 백신 역시 접종 후 관리를 감내하고 부작용도 배제할 수 없어 의료원 내 필수인력 중 지원자만 맞았다. 일선에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니, 국민께선 안심하고 지낼 수 있지 않을까.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 안심시켜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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