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원대, 데이터 제공량 20~30GB 예상
소비자업계 "중간요금제 실효성 낮아"
"촘촘한 계단식 요금제 설계 필요"
통신3사의 5G 중간요금제 출시가 임박했지만, 요금제의 실효성에 대한 소비자업계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 내 한 휴대폰 대리점에 걸려 있는 통신3사 로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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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의 '5G 중간요금제' 출시가 임박했지만,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뜨거워지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이르면 다음 달(7월) 초 5G 중간요금제의 구체적 내용을 공개한다. 업계에서는 '①5G 데이터 제공량 20~30기가바이트(GB)에 ②6만 원대 가격'에서 정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5G 요금제 사용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5.8GB였던 만큼, 5G 이용자들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채워주면서 가격 부담은 조금 낮추는 그림이다.
소비자업계는 "5G 중간요금제 도입 자체에는 일단 환영한다"면서도, 통신3사의 5G 중간요금제의 실효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4월 말 기준 국내 5G 요금제 가입자 수가 2,347만 명을 돌파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32%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계단식 요금제 도입 등 가계 통신비 완화를 위한 추가 대책도 요구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태어난 5G 중간요금제
업계는 통신3사가 출시할 5G 중간요금제를 20~30GB 데이터 제공량에 6만 원대 가격을 예상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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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통신3사가 판매 중인 5G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이 20GB 이하 또는 100GB 이상으로 양극화되어 있다. 가격 또한 20GB 이하는 4~5만 원, 100GB 이상은 7만 원 이상으로 중간이 없다. 소비자단체는 통신3사가 소비자들을 사실상 7만 원 이상 고가 요금제로 유도한다고 비판해 왔다. 데이터가 20GB 이하로 제공되는 저가 요금제는 응용소프트웨어(앱) 사용 등 데이터 활용에 한계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통신3사는 소비자 선택권 확보와 통신비 부담 완화를 목표로 5G 중간요금제 도입에 나섰다. 하지만 통신3사는 2019년 세계최초 5G 상용화 이후에도 중간요금제 설치를 미루다가 소비자단체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사실상 마지못해 중간요금제를 들고 나온 것으로, 면피용에 가깝다는 지적도 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통신3사가 내놓는 5G 중간요금제는 5G 요금제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량 25GB는 충족한다"면서도 "다만 그것은 평균 데이터 사용량일 뿐 소비자들이 실제 요구하는 데이터 수요를 충족하기엔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5G 서비스 이용자들은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사용하길 원한다"며 "평균 사용량 이상의 데이터를 중간요금제에서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G 요금제, 촘촘한 계단식 설계가 핵심"
소비자업계는 5G 중간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 확대와 데이터 사용량에 따른 계단식 요금체계 설계를 주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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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업계는 통신3사의 5G 중간요금제가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 측면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차등 부과하는 '계단식 요금제' 도입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데이터 사용량 등에 따라 1만 원, 2만 원, 3만 원 등 계단식으로 설계된 4세대(4G) 이동통신 서비스 요금체계를 5G 서비스에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안 소장은 "현재 5G 요금제는 5만 원대에서 7만 원, 11만 원대로 훌쩍 넘어가 버린다"면서 "데이터 사용량별 요금부과 체계를 계단식으로 촘촘하게 하는 안을 서둘러 만들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통신업계는 5G 서비스 이용자 대부분이 데이터 소비량이 많은 게임 등을 즐기기 때문에 저용량 데이터 요금제에 대한 수요 자체가 낮다고 반박했다.
5G 중간요금제, 알뜨폰과도 경쟁
통신3사의 5G 중간요금제가 출시될 경우, 저가 요금제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알뜰폰과도 일부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21일 서울 시내에 위치한 알뜰폰 판매 매장에서 한 소비자가 스마트폰 기기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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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저가 요금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알뜰폰의 존재도 5G 중간요금제를 내놓는 통신3사에겐 부담이다. 알뜰폰은 통신3사의 통신망을 도매로 빌려와 저렴하게 판매하는 서비스로, 올해 4월 가입자 수 1,120만 명을 넘어섰다. 알뜰폰 시장의 LTE 요금제는 2만 원대부터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일부에선 알뜰폰업계의 주력 상품이 4G 이동통신인 LTE 서비스인 만큼, 5G 중간요금제의 직접 경쟁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저가 요금제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에겐 서비스의 질과 가성비가 이동통신 서비스 종류보다 중요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직장인 김모씨(34)는 "매달 9만 원가량의 통신비로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통신비 부담에 알뜰폰으로 변경을 고민 중"이라면서 "6만 원대 5G 중간요금제 데이터가 20GB 수준이라면 계획대로 알뜰폰을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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