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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매도' 의견 나온 카카오뱅크, 3만원도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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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뒤에도 하락세 여전

긴축 부담 증가에 더해 성장성 의구심도 커져

뉴스1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 2021.8.9/뉴스1 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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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카카오뱅크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뒤에도 하락세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시장)에서 카카오뱅크는 전날 7.85%(2650원) 내린 3만1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상장한 뒤 9만4400원으로 고점을 찍고 현재까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공모가인 3만9000원선도 무너졌으며 현재 3만원선 유지도 위태롭다.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보면 공모가 대비로는 20.3%, 지난해 고점 대비로는 67.1% 빠졌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글로벌 긴축 움직임이 카카오뱅크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높은 성장성과 카카오라는 플랫폼 가치를 둘러싼 기대감으로 상장 당시에도 멀티플(평가배수)을 높게 적용받았다.

하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행보에 나서자 전 세계적으로 기술주·성장주 주가 조정이 크게 이뤄졌고 카카오뱅크도 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급격하게 오를 경우 대손비용 증가 우려가 커지는 점도 부담이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 달리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전월세대출을 제외하면 무담보 신용대출 위주여서 대손비용 증가 우려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

올해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가계신용대출 비율은 71.0%로 4대 시중은행 11.5~15.0%보다 큰 편이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을 확대하도록 주문한 대목도 금리 인상 시기와 맞물려 카카오뱅크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내년까지 가계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30%까지 확대해야 한다. 올해 1분기 기준 해당 비율은 21.0%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무래도 중저신용자 대출을 외부 계획에 맞춰 무리하게 확대하게 될 경우 자산건전성 또한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사이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상장 이후 성장성 둔화 등을 이유로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를 2만4600원으로 제시했다. 현 주가보다도 낮은 금액이다.

투자의견도 '언더퍼폼'이다. 언더퍼폼은 주식 하락률이 시장 평균보다 클 것으로 보는 의견이다. 사실상 '매도'로 해석된다. 증권사에서 매도 의견을 내는 것은 이례적으로 전날 주가 급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높은 성장과 고객기반 확대에 놀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들어 성장 속도가 하락하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보다 수신 경쟁력이 뛰어난 부분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앱) MAU(월간 활성사용자 수)가 압도적이며 다른 카카오 계열사와 연계 서비스를 통해 향후에도 저원가성예금 수신을 지속해서 확대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다만 최 연구원은 "금융 관련 상품만을 다루는 온라인 매개체(vehicle) 수준을 벗어나는 사업 확장성을 보여줘야 플랫폼으로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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