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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외교 데뷔전 마친 尹… 나토 순방 성과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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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역사적 3국 정상회담” 평가

한·미·일 공동훈련은 점진 검토키로

尹·기시다 나토회의서 4차례 대화

“참모·부처, 얼마나 마음 열지에 달려”

자유진영 협력 강화… 경제보복 등 우려

中 관영매체 “지역대립·갈등 악화될 것”

“폴란드와 韓 방산 수출 논의… 곧 진전”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마드리드=이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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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3박5일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순방은 한·미의 가치동맹을 공간적으로 확대해 유럽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가 있다. 미·중 패권 전쟁 속 대미 노선에 적극 동참해 ‘글로벌 중추국가’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자유민주주의 진영 간 연대를 통해 북핵 대응 공조, 경제협력 강화 등 실리를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한·나토 간 새 협력 프로그램 체결을 논의하며 유럽과 협력 강화에 나섰다. 또한 10개국과 양자회담을 진행하며 ‘정상 간 세일즈 외교’에도 힘을 쏟았다. 다만 1949년 구소련의 위협에 맞서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이 창설한 나토가 이번에는 ‘중국의 구조적 도전’을 새 전략개념으로 채택함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 설정은 윤석열정부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북핵 대응”… 한·미·일, 안보협력 복원

이번 순방의 가장 큰 성과는 4년9개월 만에 재개된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3개국의 북핵 대응 협력 의지를 확인한 점이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3개국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대응 공조에 한목소리를 내며 안보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지 브리핑에서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 측에서 ‘역사적이었다.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는 의견을 전달해 왔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한·미·일 안보협력이 오늘로서 복원됐다’는 데 가장 큰 의미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회담 후 별도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도 “역사적 3국 정상회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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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회담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핵실험 시 한·미·일 공동 훈련 실시 여부를 논의하고 싶다고 했는데 실제로 논의가 됐느냐’는 질문에 “논의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가능한 것은 한·미 훈련에 일본이 참관단을 보낸 사례가 과거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은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 문제와 평화헌법 구조의 제약 문제가 있어 점진적으로 검토해야 될 문제”라고 말했다. 3개국 회담이 성사된 데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톱다운 방식’ 관계 개선 기대감

나토 정상회의 기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4차례 짧은 대화를 나눴다. 정식 회담은 아니지만 29일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AP4) 정상과 나토 사무총장이 함께한 기념촬영까지 합하면 모두 5차례 대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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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한·미·일정상회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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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관계 회복과 관련해 “‘보텀업’(상향식)이 아니라 ‘톱다운’(하향식) 분위기”라며 “한·일 정상끼리는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겨진 과제는 참모와 각 부처가 얼마나 마음을 열고 진솔하게 대화를 발전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국과 대화(회담)를 했을 때 국내 정치적 부담을 고민했던 기시다 총리가 한국 대통령을 (현장에서) 보니 열려 있고 선거가 끝난 뒤 얼마든지 만나 실무협의를 풀어 나갈 자세가 돼 있다는 걸 깨달은 것 같다”며 “일본 측이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하는 걸로 생각했는데 일본 총리를 만나 보니 한국에 대한 기대가 크고 개방적인 자세로 잘해 보려는 열의가 표정에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일본 매체는 이와 관련, 나토 정상회의 계기에 이뤄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첫 만남에 대해 대체로 “관계 개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나 갈 길은 험하다”는 평가를 했다. 양국은 오는 10일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 과거사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도하며 관계 회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으로서 이번 회의에 초청된 한·일과 호주, 뉴질랜드 등 4개국은 미국 주도 노선에 동참한 나라로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딜레마로 안고 있다. 4개국이 각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립하고 서로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한·일 양국의 접촉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일·호·뉴 4개국은 이번 순방에서도 별도 4자 회담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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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왼쪽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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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나토 ‘中 견제’ 동참… 신흥 안보동맹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주의 가치규범을 공유하는 국가와 지역 테두리를 넘어 협력하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의 글로벌 안보질서에서 한 지역 문제가 그 지역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국제사회가 공동 대처해야만 풀어 갈 수 있다”는 발언을 반복해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과거 안보에 국한됐던 한·미동맹을 경제·기술 협력을 총망라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시켰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여는 이러한 한·미 가치동맹을 유럽 무대로 넓히는 시도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이번 순방 기간 새로운 한·나토 협력 프로그램 체결에 대해 논의했다. 2006년 시작된 한국·나토 협력 의제를 반도체, 원전 건설을 포함한 ‘신흥 안보협력’ 강화 등으로 대폭 확대하자는 취지다. 한국은 올해 하반기 벨기에 브뤼셀에 주나토 대표부도 신설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나토 내 군사안보 협력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커지고, 나토 조달청이 추진하는 방산산업에도 우리 기업의 입찰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중국 외교는 새로운 도전 과제로 남겨졌다. 중국이 반발하고 있어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같은 경제 보복 등도 우려된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앞으로 나토 관련 동향(아태 국가들과 연계)을 예의 주시하고,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상황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에 대해 “아시아의 평화에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며 “미국 주도의 나토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인도하는 것은 경제 및 안보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고, 지역적 대립과 갈등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한·중 수교 30주년 경제포럼’에서 “국제사회 내에서 달라진 양국의 위상과 역할에 걸맞게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의 내실을 다지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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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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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상 세일즈 외교’ 첫 성과는 방산

‘경제안보’와 ‘정상 간 세일즈 외교’는 이번 나토 순방의 주요 축으로 꼽힌다. 가치 연대 강화가 한 축이라면 반도체, 원전 건설, 신재생에너지 등 유럽연합(EU)과의 경제협력은 윤 대통령이 힘을 쏟은 또 다른 주요 축이다. 이를 위해 3박5일간 폴란드, 네덜란드, 덴마크, 영국, 체코 등 10개국과 일정을 쪼개서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방위산업과 원전에 대한 정상 세일즈 외교에 중점을 뒀다”며 “방산과 원전부터 시작하지만 향후 5년 동안 그 리스트가 추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양국 간 방산협력이 심도 있게 논의됐는데, 실질적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 정상 세일즈 외교의 첫 번째 성과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미국, EU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디커플링(탈동조화)을 가속하는 중국의 대안 시장으로 EU를 꼽으면서 원전, 방산,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세일즈 외교’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아태 4개국 회동을 마친 직후 “정치, 군사적 안보에서 공급망을 포함한 경제안보 등 포괄적으로 안보 개념이 바뀌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런 인식을 더욱 확장했다”고 말했다.

마드리드=이현미 기자, 베이징·도쿄=이귀전·강구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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