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포악한 범죄 일삼는 군부 돕는 결정" 비판
기린 맥주, 미얀마서 철수 |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일본 기린 맥주가 미얀마에서 합작 사업을 하던 군부 계열 기업에 지분을 넘기고 현지 시장에서 철수한다.
이는 맥주 사업을 통한 군부의 자금줄 확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비판을 사고 있다.
1일 AP 통신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기린 맥주 등을 계열사로 둔 일본 기린그룹 지주사 기린홀딩스는 군부가 운영하는 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MEHL)에 미얀마 합작 법인 보유 지분을 모두 넘기기로 했다고 전날 밝혔다.
매각 대상은 미얀마브루어리와 만달레이브루어리 주식으로, 두 기업에는 기린홀딩스가 51%를 출자했다. 이번 매각으로 MEHL이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된다. 매각 금액은 1억6천400만달러(약 2천124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기린은 작년 2월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군부와의 합작 중단 방침을 밝혔다.
당시 군부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시민불복종운동(CDM)을 벌이며 군부로 흘러 들어가는 자금을 차단하고자 군부 운영 업체가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였다.
한때 미얀마에서 판매되는 맥주의 80%를 생산했던 미얀마브루어리의 매출도 급감했다.
기린홀딩스는 군부와 합작 종료를 교섭했으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지부진한 협상 끝에 철수를 결정한 기린홀딩스는 미얀마브루어리 지분의 제삼자 매각 등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고, 결국 군부 측에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군부가 MEHL 등의 기업을 통해 미얀마의 무역, 천연자원, 술, 담배, 소비재 등 주요 산업을 장악하고 있다며, 군에 막대한 자금을 공급하는 이들 기업을 지난해 3월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인권단체들도 외국 기업들을 향해 군부와의 합작을 중단하라고 촉구해온 가운데 기린홀딩스의 이번 결정은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군부 감시단체 저스티스 포 미얀마(JFM)는 성명에서 "기린홀딩스의 이번 매각으로 군부는 횡재했다"며 "포악한 범죄를 계속할 재원을 끊임없이 공급받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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