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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이준석 ‘징계’·박지현 ‘출마 불가’…청년정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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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와 지속적 마찰 빚은 두 정치인

전문가 “청년 정치인에 대한 기득권 세력의 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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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후 당 중앙윤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사진=안소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징계가 확정되고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의 출마가 불발됐다. 일각에서는 청년 정치의 위기가 온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두 정치인 모두 ‘청년’이고 당 대표급 직위를 역임했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7일 오후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다. 윤리규칙 4조에 의한 것이다. 성 상납과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의 결정이었다. 이는 현역 당 대표 중 사상 최초의 일이다.

윤리위는 당에 대한 이 대표의 공로를 인정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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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후 열린 당 윤리위원회에서 소명을 마친 뒤 자차로 이동했다. 사진=안소현 기자

앞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와 박 전 위원장을 각각 당 지도부에 합류시켰지만 이들과 끊임없는 접전을 벌이며 ‘토사구팽’ 논란을 일으켰다.

이 대표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때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 측 핵심 관계자(윤핵관)와 마찰을 빚었다. ‘윤핵관’이 인사 영입과 직속 기구 설립 등 일정에 관해 이 대표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련의 사건 후 지난해 11월 29일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익명 인터뷰하고 다니는 그분 이제 대놓고 공작질을 하고 다닌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고 결국 이 대표는 다음 날부터 나흘간 잠행하기도 했다.

이 대표와 윤 후보가 직접 만나 극적인 화해를 이뤘지만 그 후 조수진 당시 최고위원 겸 공보단장과 갈등을 빚으며 ‘당 대표 흔들기’가 계속됐다.

이 대표는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대응 기조를 조 의원에 지시했다. 그러나 조 의원은 이 대표의 지시에 반발했고 이 대표는 이 사건으로 선대위에서 사퇴했다가 복귀했다. 당시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30대라는 이유만으로 괄시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대표는 징계를 앞두고 같은 청년 정치인인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노룩악수’ 등 논란을 일으켰다.

배 의원이 이 대표의 혁신위원회를 반대하고 나서며 둘의 갈등은 심화했다. 지난달 13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배 의원이 혁신위를 ‘이준석 사조직’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또 지난달 20일 열린 최고위에서는 이 대표가 “자꾸 비공개회의 내용이 유출되니 그럴 바엔 비공개회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배 의원이 “일방적으로 없애면 어떡하느냐”고 항의했다.

그 후 23일 최고위에서는 배 의원이 이 대표에게 악수를 요청하자 이 대표는 거절했고, 배 의원은 멋쩍은 듯 이 대표의 어깨를 살짝 치기도 했다. 둘의 감정 악화는 언론에 그대로 노출됐다.

이 대표는 ‘성 상납 의혹’에 휩싸이면서 당내 갈등의 핵심이 됐다. 성 상납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있는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이 대표의 입지가 불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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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근 국민의힘 당 대표 정무실장이 7일 오후 윤리위에 참석했다. 사진=안소현 기자

이와 함께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도 ‘성 상납 무마 의혹’을 받으면서 윤리위 징계 절차가 이어지면서 이 대표의 징계가 확실시되는 분위기였다. 또 김 실장은 지난 4월 ‘성 상납 무마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8일 오전 2시 47분경 당원권 정지 2년을 처분받았다.

이준석 사건과 당 전체에 미칠 영향, 사실확인과 위약속 증서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작성된 점. 김 실장이 위약속 증성 이행 요구에 특별히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던 점, 언론에 공개된 각종 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김 실장의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윤리규칙 제4조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자기 정치’를 언급한 후 받은 징계여서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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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임형택 기자

박 전 위원장도 6.1 지방선거에서 지도부와 논의 없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독자적 행보를 이어가며 내홍을 일으켰다. 민주당 지지자들도 “내부총질”이라며 박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

당시 공동비대위원장이었던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에 책상을 내리치면서 “이게 지도부냐”라는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안고 사임했다. 그 후 그는 당 대표 출마를 시도했지만 거절당하자 민주당에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민주당이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며 자신이 당 대표에 출마할 수 없다는 당무위의 결정에 반발했다.

그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전 비대위원장에 대해 피선거권이 없다는) 이번 결정이 2030 청년 여성 영입인사에 대해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7일에는 이재명 의원을 향해 “저를 장식품으로 앉혀 놓은 거냐”고 질문했다. 또 “김남국 의원이 ‘(박 전 비대위원장 스스로) 이 대표급이라고 오해하고 있다’며 비난하다니 놀랍다”고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청년 정치인의 공통점을 가진 이들은 ‘페이스북’을 이용해 메시지 전달에 주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성 상납 의혹’으로 인한 윤리위를 앞두고 6월 한 달간 55개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 역시 당 대표 출마가 어긋난 후 매일 민주당을 향한 공격과 비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전문가는 청년에게 배타적인 '여의도 문법'이 이러한 상황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두 정치인이 맞닥뜨린 상황이 달라 비교를 직결적으로 할 수는 없지만 기성세대 정치인이 기존 정치 질서를 바꾸려 하는 젊은 정치인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7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둘 다 청년 정치인이지만 이 대표는 개인적 흠결 때문에 징계를 받은 거고 박 전 비대위원장은 아직 정치를 시작도 못 해 본 것 아닌가”라며 “둘 상황은 좀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둘이 다른 처지에 놓여있어도 청년 정치인에 대한 기존 세력의 반발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청년 정치인들이 기존 정치 문법과 질서를 파괴하려고 한 것에 대한 기득권 세력의 반발이 그들에 대한 거부감으로 나타난 것 같다”며 “양당에서 (청년 정치인 영입) 실패해 청년 정치인에 대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년 정치인을 키워나가는 게 정당의 가장 큰 의무 중 하나”라며 “청년 정치의 싹을 없애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우려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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