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앞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활동을 하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기로 저격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아래·41)가 범행 직후 제압당하고 있다. 나라=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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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저격한 용의자는 일본 해상 자위대 장교 출신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가 자신과 원한이 있는 단체와 연관 있다고 생각해 범행했다"고 진술해 그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8일 교도통신 등 일본 외신에 따르면, 경찰은 나라현에 거주하는 일본인 남성 야마가미 데쓰야(41)를 살인미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이 남성은 사건 현장에서 3㎞ 정도 떨어진 곳에서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범행 당시 마스크에 안경을 쓰고 회색 티셔츠와 갈색 긴 바지를 입고 있었다. 경찰에 붙잡힐 때 달아나려는 시도를 하지 않은 건 물론 말 없이 순순히 붙잡혔다.
야마가미는 약 3년간 해상 자위대에서 근무했다. 복무 기간은 3년으로 2002년 임기제 자위관으로 입대해 2005년 퇴직했다. 그러나 자위대를 나온 이후 직업에 대해선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무직 상태이며 범죄 이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위대 출신이라 총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야마가미가 범행에 쓴 총기는 총구 역할을 하는 쇠파이프 두 개를 검정색 접착테이프로 감싼 형태다. 군사 저널리스트인 세라 마쓰히로씨는 한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기 개조가 일본에선 금지돼 있지만 총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개조 자체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용의자가 직접 개조했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자택서 폭발 가능성 있는 물건 발견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나라에서 선거 연설 중 총격으로 쓰러져 경찰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나라=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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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가미가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가 개인적으로 원한이 있는 단체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점에 비춰 계획 범죄로 파악되고 있다. 범인의 자택에선 폭발 위험이 있는 물건도 발견됐다.
10일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원 유세를 돌던 아베 전 총리의 일정도 확인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베 전 총리의 나라현 유세 일정은 사건 발생 전날인 7일 오후 확정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지됐다. 그는 해당 지역 후보자 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유세 일정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무소 관계자가 용의자를 의심스럽게 생각해 전화를 건 이유를 물었는데, 이 남성은 돌연 전화를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용의자의 진술이 횡설수설하는 측면도 있어 정확한 범행 동기 파악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야마가미는 "아베 전 총리의 정치적 신념에 대한 원한은 없다"고 말하거나, 특정 종교단체 간부의 이름을 언급하며 "그를 노릴 생각이었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언급한 해당 단체 간부는 당시 유세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야마가시는 나라현의 한 공립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은 그가 고등학생 때 학교 응원단에서 활동했고 주변에선 어른스러운 성격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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