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면역회피력 : 돌기 단백질 변이 많아 회피력 강해
②전파력 : BA.5보다 우세 관측…얼마일지가 관건
③중증화율·치명률 : 더 위험하다는 분석 아직 없어
서울 용산구보건소 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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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보건소 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현재 WHO(세계보건기구)뿐 아니라 국내·외 방역당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는 새로운 코로나19 바이러스인 BA.2.75는 '켄타우로스'라는 별칭을 가졌다. 미국의 한 트위터리안이 작명한 것으로 알려진 켄타우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마(半人半馬)로 은하 이름이기도 하다. 기존 변이들과 형태가 확연히 다르다는 이유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 36개…면역회피력 강해
BA.2.75가 켄타우로스라는 별명을 가진 것은 '남다른' 구조에 있다.
BA.2.75는 오미크론의 변이보다 면역회피력이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BA.2)에서 갈라진 75번째 하위 변이다. BA.2.75는 기본적으로 BA.2의 특징을 가졌지만, 스파이크(돌기) 단백질 변이가 36개로 BA.2보다 8개 많다. 지금까지 변이 중에 가장 많은 숫자다.
단백질 변이가 많으면 몸속의 중화항체가 바이러스 침입을 막기가 어려워진다. 백신이나 감염에 따른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이 크고 재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단백질 변이 부위가 다르다는 점도 면역회피력을 키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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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회피력이 강하면 당연히 감염자 수가 많아지고, 유행 규모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WHO가 이달 7일 BA.2.75를 BA.5와 마찬가지로 '우려 변이'로 지정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BA.2.75가 면역회피력이 강하다는 데에는 별다른 이론이 없지만, 실제 얼마나 강할지는 좀더 정확한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
전파력이 관건…"3배 이상 강해" vs "그 정도는 불가능"
BA.2.75에 대한 우려가 커진 또다른 이유는 전파력이다. 전파력은 바이러스가 스스로 얼마나 빨리 증식하느냐에 달렸다.미국 아칸소주립대의 한 연구자는 개인 분석을 통해 인도 내 확산 속도가 BA.5보다 3~9배 빠르다는 의견을 내놨다. 국내에서는 이를 인용해 가장 강력한, 최악의 바이러스라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해당 분석대로라면 BA.5의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1명이 주변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는 18.6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BA.2.75는 최소 60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BA.2.75의 전파력이 강할 수는 있어도, 이 정도는 비현실적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학술위원장은 "BA.5가 홍역 수준의 전파력인데 이보다 3배 이상 높게 나올수는 없다"라며 "일부 대학의 실험이나 관찰로 몇 배라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도 아칸소주립대의 연구자의 분석에 대해 "충분한 신뢰도를 확보한 결과라고 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BA.2.75의 전파력이 높을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지만, 얼마나 될지가 향후 유행 규모를 결정 짓게 된다. 유행 곡선의 기울기뿐 아니라 우세종화 여부도 전파력에 좌우된다.
이대목동병원 천은미 호흡기내과 교수는 인도에서 BA.2.75가 우세종화한 점을 근거로 "국내에서 우세종화할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전망했고, 신상엽 위원장은 "인도에서도 BA.5가 다 지나가고 BA.2.75가 유행한 것이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중증화율·치명률, 바이러스 진화하면서 낮아지는 경향
음압병동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업무를 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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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압병동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업무를 보고 있다.
BA.2.75가 중증화율과 치명률에서도 다른 변이들과 확연히 다르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BA.2.75가 더 위협적이라는 보고는 나오지 않고 있다. 국내 첫 BA.2.75 확진자도 경증으로, 재택치료 중이다.
바이러스가 진화하면서 대체적으로 독성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BA.2.75는 기존 변이보다 약하거나 비슷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아직 증증화율과 치명률에 대한 명확한 분석 자료는 없다.
8월 정점 더 치솟거나 '낙타 쌍봉형'으로 유행할 가능성
새로운 변이의 위험도를 평가할 때는 확진자 규모와 중증화율·치명률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치명률이 낮더라도 확진자 숫자 자체가 급증하면 피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오는 8월 중순 하루 확진자가 약 30만명까지 치솟을 것으로 방역당국은 예상했지만, 그 숫자는 예상을 뛰어 넘어 크게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 3월 17일 국내 최대 확진자 62만명이 나온 것은 오미크론 변이 BA.1에 스텔스 오미크론 BA.2가 겹치면서 상승작용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BA.5와 BA.2.75가 경합하는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다.
고려대구로병원 김우주 감염내과 교수는 "BA.2.75가 나타나면서 하루 30만~40만명을 찍었던 2,3월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BA.5와 BA.2.75가 시차를 두고 우세종화하게 되면 낙타 등의 쌍봉처럼, 코로나19 유행이 연속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어떤 경우이든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아직 방역 대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예방접종 확대와 치료제 처방 확대, 취약시설 보호 등 고위험군 중심의 방역대응을 강화해 중증과 사망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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