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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재고침체? 美 너무 빨리 둔화”···“최악은 침체+인플레”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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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전날에 이어 또 다시 상승했습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연환산 기준 -0.9%를 기록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요. 1분기(-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는 기술적 경기침체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침체가 아니라는 것이죠.

여기에 경기침체 가능성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덜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침체 우려가 겹치며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한때 연 2.66% 수준까지 급락했습니다. 전날에는 2.8% 안팎이었는데요. 그 결과 나스닥이 1.08%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21%, 1.03% 뛰었습니다.

연이틀 랠리가 이어졌는데요. 실망스러운 실적을 공개한 메타는 5% 넘게 빠졌습니다.

오늘은 2분기 GDP와 함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관한 추가 해석과 9월 금리인상 전망치, 기업들의 상황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월가, 2분기 -0.9%에도 경기침체는 아냐”…“소비지출 꽤 약해 분명 경고 신호”
우선 GDP부터 알아보죠. 시장에서는 2분기 마이너스도 1분기 때처럼 재고요인이 크다며 ‘재고 침체’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연준 부의장을 지낸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나는 우리가 실질적으로 침체에 있지 않다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컨센서스에 동의한다. 이것은 확실히 광범위하지 않다”며 “GDP 마이너스는 기본적으로 재고에서 오는 것으로 고용시장은 상당히 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2분기에 재고를 쌓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GDP가 2%포인트(p)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지요. 월마트와 타깃에서 보면 알 수 있듯 급격하게 쌓아둔 재고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들 업체가 재고를 줄이기에 나서다보니 추가 생산이 줄어들었고 이것이 GDP에 부정적 효과를 미친 것이죠. 2분기가 -0.9%니까 재고문제가 아니었다면 플러스가 됐겠죠. 재고를 빨리 정리하고 다시 주문을 늘리면 생산도 증가할테니 일시적 요소로 볼 수 있는 겁니다.

아디트야 바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우리가 침체에 있다고 아직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고, 제프리스의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 아네타 마르코우스카도 “우리가 느끼는, 감성적인 측면에서의 침체이지 실제로 경기침체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전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이 지금 침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미리 교통정리를 하기도 했었는데요.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2분기 연속 마이너스라고 침체 아니”라고 못을 재차 박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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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를 최종 판단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침체를 판단할 때 실질 개인 수입과 고용, 가계조사, 실질 개인소비지출, 판매, 산업생산 등을 본다고 합니다. 여러가지를 같이 보는 셈이죠. 팀 퀸란 웰스 파고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를 정의하는 일은 쉽지 않으며 단순히 침체 기간을 넘어 경제 전반에 얼마나 깊고 광범위하게 퍼져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실질 소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고용은 여전히 안정세”라고 했는데요.

하지만 침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2분기 GDP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건 절대 아닙니다. 분명 경고신호죠. 이는 경기둔화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동안의 회복세가 끝나가고 있음도 명확합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침체는 아니지만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경제가 거의 멈추는 속도까지 왔으며 앞으로 거의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변동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 재고와 정부지출을 뺀 국내 소비자 최종판매(Final sales to domestic purchasers)가 -0.3%를 기록했는데요.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연환산 기준으로 1% 올라 상당히 둔화하기도 했습니다. 블라인더 교수는 “재앙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소비지출이 꽤 약하다”며 “(2분기 GDP는) 확실히 워닝 사인이긴 하다”고 했지요.



“물가 타깃 2% 되돌린다는 빅픽처 놓치면 안 돼”···“IB, 9월 금리 전망은 엇갈려”

추가로 전날 FOMC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하루가 지난 만큼 사람들의 생각도 정리되고 관점이 잡혀가기 마련인데요.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은 “나는 연준이 상당히 도비시(비둘기파)했다고 보지 않는다. 연준은 0.75%p를 올렸고 여기에 반대가 없었다”며 “사람들은 파월 의장이 0.75%p가 적절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데이터에 따라 하겠다고 한 것을 0.75%p보다 0.5%p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는 듯한데 이는 큰 그림을 놓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가 말한 큰 그림은 어제도 파월 의장이 밝힌 2%라는 물가 목표를 회복하겠다고 한 부분인데요. 파월 의장 역시 금리인상을 더 많이해서 오는 리스크(침체)가 있지만 물가를 잡지 못하면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경기침체를 불사할 수 있음을 시사했었죠. 퍼거슨 전 부의장은 “내 생각에 시장은 자신들이 듣고 싶은 것을 들었다”며 “의장이 얘기했던 것보다 더 비둘기로 들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연준이 인플레를 통제하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지속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경고했었는데요.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짚어드렸지만 월가의 희망대로 금리인상 속도가 확 꺾이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하락이 전제가 돼야 합니다. 인플레가 떨어지지 않으면 연준은 또다시 딜레마에 빠지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 없이는 그 어떤 낙관론도 의미가 옅어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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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도 이날 인플레이션이 중요하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는 “2분기 GDP 데이터를 보면 그게 경기침체든 아니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경제가 정말 빨리 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은 스테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며 “최악은 내년에 침체가 오고 인플레이션은 매우 끈적끈적하게 되는 것으로 이것은 이중타격이 될 수 있으며 여기에서는 빠져나오기 대단히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앨런 블라인더 전 연준 부의장도 “통화정책이 인플레에 영향을 주는 데는 오랜 시간(long time)이 걸린다”며 “게다가 에너지와 휘발유, 농산물 등 인플레의 상당 부분은 연준이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낙관론을 조심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정리하면 핵심 키인 인플레 잡기가 된다면 모를까 이것이 만만치 않다면 파월은 9월에도 상당한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겁니다. 0.5%p 아니면 0.75%p일텐데 기대 수준이 낮아져서 그렇지 0.5%p도 절대 도비시한 건 아니죠. 문제는 인플레와 고용수치에 따라 최종금리 수준이 더 높아질 수 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어쨌든 9월 FOMC에 대한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은 갈립니다. 0.5%p 인상파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입니다. 반면 0.75%p파는 씨티와 웰스 파고 등이 있는데요. BofA는 11월과 12월 각각 0.25%p씩 추가로 올린 뒤 그 뒤로는 잠시 멈출 것으로 보고 있고 씨티는 2023년에도 금리인상이 더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로는 0.5%p 확률이 74%, 0.75%p가 26%인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고 데이터에 따라 확확 바뀌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합니다.



“아마존·인텔 등 엇갈린 기업 실적”···“나빠봐야 얕은 침체라지만 침체 우려 커지면 주식→채권 이동” 전망도

물론 낙관론도 적지 않습니다. 이날 증시가 일제히 상승하기도 했구요. 이안 린겐 BMO 캐피털 마켓의 금리전략가는 “연준이 공격적으로 긴축을 할 것이라는 생각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으며 이날 더 확대됐다”고 해석했는데요. 미라마 캐피털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막스 와서맨은 “연준은 우리가 거의 다 왔다고 말해주고 있고 0.75%p나 1%p를 올릴 이유가 없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성장에 관한 기대감도 여전하죠. 루비라 파루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상당한 역풍이 있겠지만 우리는 여전히 미국이 하반기에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CNBC는 “황소론자들은 일자리 증가가 둔화하고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데 희망을 걸고 있다심지어 연착륙 얘기가 나올 정도”라며 “최악의 경우에도 가벼운 경기침체라는 설이 지지를 얻고 있다”고 봤는데요.

앞서 전해드린 대로 월가에서는 2분기 GDP가 마이너스라고 해서 침체라고 보지 않고 침체가 오더라도 연말이나 내년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마이크 로웬가르트 E트레이드의 투자전략 매니징 디렉터는 “1%의 GDP 감소는 상대적으로 작으며 어떤 경기침체라도 완만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지해준다”고 주장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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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침체 우려가 더 커지게 되면 안전자산에 대한 욕구 때문에 증시에서 채권으로 자금이 다시 이동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습니다. 이날은 주식과 미 국채가격이 모두 올랐지만(채권금리 하락) 역의 상관관계가 나올 수 있다는 건데요. 블랙록의 글로벌 배분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러스 코에스트리치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인 반면 경기침체에 관한 걱정도 쌓이고 있다”며 “침체 공포의 증가는 미 국채의 헤지수단으로서의 가치를 다시 부각시킬 수 있다”고 했죠.

완만한 침체를 예상해서이겠지만 금리인상 둔화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특히 인플레가 떨어져서가 아닌 침체에 따른 것이라면 더 그런데요. 어제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가 “통상 시장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침체가 시작되기 전까지 상승했지만 이번에는 시간 차가 거의 없을 것 같다. (지금의 상승은) 함정이 될 것”이라고 얘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약간의 시간차를 노릴 수도 있지만 리스크도 있다는 거지요.

이날 나온 기업 실적은 엇갈렸습니다. 소비 상황을 보여줄 수 있다는 애플은 매출(830억 달러)과 주당순이익이 모두 예상치를 넘었는데요. 다만, 전년 대비해서는 각각 2%, 8% 떨어진 수치였습니다. 아마존은 매출이 1212억3000만 달러로 예상(1190억900만 달러)를 웃돌고 향후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는데요.

반면 인텔은 매출이 153억2000만 달러로 전망치(179억2000만 달러)를 하회했고 어닝도 월가 예상을 밑돌았습니다. 케이블 업체 컴캐스트도 사상 처음으로 광대역(브로드밴드) 가입자가 3220만 명으로 제자리 걸음을 했고 이번 달에만 3만 명이 줄었다고 밝혔는데요.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오늘은 국채금리 하락에 주요 원인이었지만 시장은 오르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오른다”면서도 “랠리가 언제까지 계속 갈지 알 수 없다. 투자자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조심스러운 모드”라고 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아무리 좋은 상황에서도 다음 몇 달 간은 어려울 수 있다. 투자자들은 그것을 대비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이런 리스크를 여러분께 알려드리는 것, 그것이 ‘3분 월스트리트'의 임무입니다.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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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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