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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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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미래관 오픈 통해 시설·시스템 재편…중증진료 체계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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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구로병원

중앙일보

9월 초 준공식을 갖는 고려대구로병원의 미래관 전경. 고려대구로병원은 기존 일부 외래 진료과를 미래관으로 확장·이전하면서 중증 질환 치료 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 고려대구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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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구로병원이 ‘중증특화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닻을 올렸다. 다음 달 초로 확정한 미래관 준공일이 도약의 첫선을 보이는 시점이다. 미래관은 ‘환자 중심의 외래 공간’으로 모습을 갖출 예정이다. 기존 건물에는 중증 질환을 치료하는 핵심 시설이 집중적으로 배치된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분리해 진료과목을 재배치하는 과정이다. 이는 중증 질환 중심으로 병원의 시설과 시스템 전반을 개편하는 데 의의가 있다. 진료과목에 대한 확장·이전 및 재배치가 완료되면 통합진료를 통해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환자 병원 접근·편의성 향상 기대



고려대구로병원이 공간의 확장과 재배치를 통해 중증특화병원으로 탈바꿈한다는 점에서 미래관이 갖는 의미는 크다. 중증 환자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선 비중증 외래환자를 도맡는 진료센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관은 기존 건물 공간의 포화 등으로 진료 환경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해결하는 데 유의미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중증 환자 치료는 고난도 기술과 수준 높은 의료 역량이 필요하다. 고려대구로병원은 중증 환자 치료에 있어 선진적인 의료 인프라를 보유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체 환자 가운데 중증 환자 비율이 61%로 높은 편이다. 정희진 고려대구로병원장은 “상대적으로 비중증 환자가 많은 진료과를 미래관으로 이전하고 기존 본관과 신관에는 중증 질환 전문 치료 시스템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미래관의 규모도 주목할 만하다. 미래관은 연면적 2만8390m²에 지상 7층, 지하 6층으로 이뤄져 있다. 건물에는 외래진료실과 검사실, 건강증진센터, 교수연구실 등이 들어선다. 세부적으로 안과,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비뇨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성형외과, 피부과, 병리과와 건강증진센터를 확장·이전한다. 정 병원장은 “미래관의 외래 공간은 기존보다 약 1.5배 넓고 건물이 도로와 인접해 있어 환자의 병원 접근성과 편의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구로병원이 추구하는 진료 시스템은 철저하게 ‘환자와 질환 중심’으로 이뤄진다. 심장이 안 좋은 환자가 병원에 왔다고 가정해 보자. 본인이 어느 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지 바로 알 수 없어 곳곳을 헤매기 일쑤다. ‘질환 중심 센터’가 필요한 이유다. 정 병원장은 “미래관 개관은 공급자 위주로 짜인 시스템에서 벗어나 질환 중심의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다학제 협진 통합진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학제 진료는 환자 치료와 관련된 각 분야 전문가가 모여 최선의 치료법을 도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고려대구로병원은 다학제 진료실을 확대해 다학제 협진과 암 질환 통합 치료를 강화할 계획이다. 중증 환자 비율이 높은 진료과 또는 특성화센터를 기존보다 2배가량 넓은 공간에 재배치하면서 통합진료를 위한 센터 중심의 의료 서비스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신관 0층과 3층에 분리돼 있는 암 병원의 경우 신관 3층으로 통합 재배치한다. 심혈관센터는 2배 이상 공간을 확장하고 심혈관계 중환자실을 신설한다. 심혈관계 중증 환자의 관리 체계를 보다 정교화하기 위해서다. 관련 검사실을 통합 배치해 환자의 이동 동선을 최소화함으로써 환자의 편의를 높일 방침이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역시 규모를 키우고 주요 시설을 통합 배치·운영한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에는 분만 전용 수술실이 별도로 들어서면서 고위험 산모의 안전한 출산을 돕는 진료 시스템이 갖춰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신생아중환자실과 고위험 산모 집중치료실 공간을 늘리고 격리실을 확충한다. 이는 집중 관리 및 감염 관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이다.



지역 의료기관과 협력 체계도 강화



지역 의료기관과의 협력 진료 체계도 강화한다. 고려대구로병원은 회송 시스템을 개선해 경증 의료 전달 체계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형병원에 외래환자가 몰리는 집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고려대구로병원은 지난 39년간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병원’이라는 설립 이념을 재차 강조해 왔다. 정 병원장은 “고려대구로병원은 개원 당시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국내 최고의 의료진들을 영입해 시선을 끌었다”며 “구로공단(현재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 환자들을 치료하며 시대적 소명을 실천해 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증 환자 최종 치료기관의 기능도 확대한다. 고려대구로병원은 지난해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로 선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고려대구로병원은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중증외상 환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최종 치료를 담당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정 병원장은 “중증외상 환자에 대한 치료 역량도 높이면서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의 기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본관과 신관의 재배치는 미래관 준공 이후 내년 초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고려대구로병원은 중증 질환에 대한 치료를 강화하고 환자와 질환 중심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마스터플랜을 마련했다. 첫 단추인 미래관 정비를 마치면 마스터플랜의 2단계인 누리관이 내년 착공에 나선다. 누리관이 완공될 경우 권역 응급의료센터와 중환자실이 늘어나면서 각종 특성화센터 구축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고려대구로병원은 중증 치료를 위한 전문 의료기관의 면모를 확실히 굳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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