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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독] LG유플도 OTT사업 뛰어든다…유아동용 '아이들나라' 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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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변의 OTT ①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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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어린이 콘텐츠 사업 조직인 'U+아이들나라'를 분사시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에 진출한다. 통신을 넘어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겠다는 것으로, 분사가 이뤄지면 LG그룹 내 최초의 OTT 플랫폼 회사가 출현하게 된다.

8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LG유플러스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OTT 사업 진출 방안을 확정했다. 미국 디즈니플러스에 필적할 만한 세계적인 키즈 특화 OTT 플랫폼을 일군다는 목표다. 더 이상 전통적인 의미의 통신 사업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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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성장이 정체된 통신사업 대안으로 올해 미디어·콘텐츠 사업 강화에 열을 올리면서 OTT 시장에서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3사 모두 IPTV(인터넷TV)에서 확인한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잠재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통신사업을 능가하는 새 먹거리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일찌감치 '웨이브'라는 OTT 플랫폼을 구축한 SK텔레콤은 콘텐츠 사업이 집중된 자회사 SK브로드밴드 매출까지 합하면 올해 전체 통신(무선사업 기준) 매출에서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이 35%를 넘어설 전망이다. 2019년만 해도 26%를 겨우 넘어섰던 콘텐츠 매출 비중이 불과 3년 만에 10%포인트가량 확대되면서 사업부문 중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그간 별도 OTT 사업법인을 보유하지 않았던 LG유플러스가 IPTV(유료방송) 사업 조직인 'U+아이들나라'를 분사해 OTT 신설법인으로 출범시키기로 한 것은 전략상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SAMG엔터테인먼트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업계 인사는 "국내 최다 키즈 콘텐츠를 보유한 'U+아이들나라'를 전통 사업 중심의 LG유플러스에 두기보다 별도 OTT 법인으로 분사하는 게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는 최고경영진 판단이 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제로 분사가 이뤄지면 대규모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급증하는 키즈 콘텐츠 수요를 흡수하는 글로벌 OTT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이라고 전했다.

LG유플러스의 OTT 사업 진출 계획은 최근 신규 채용 공고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 7월 기준 전체 채용 인원의 20%가 아이들나라 사업 고도화 관련이다. 업계 관계자는 "키즈 OTT는 일반 OTT와 달리 시청자가 콘텐츠를 풀고 추천 알고리즘에 영유아 전문가 의견이 포함되는 등 영유아 특성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우수 개발 인력 확보가 더욱 중요하다"고 전했다.

OTT 시장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콘텐츠 사업에 통신 3사가 열을 올리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성장이 정체된 전통 사업인 통신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한 달간 구독하는 형태인 OTT는 유무선 통신 상품에 끼워 판매하기에 용이하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MZ세대의 콘텐츠 소비 행태가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글로벌 OTT 중심으로 급변한 터라 통신 3사는 기존 IPTV를 넘어 OTT로 플랫폼을 확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토종 OTT 웨이브는 이동통신 사업자 1위 SK텔레콤의 막강한 영업력과 탄탄한 지상파 3사의 드라마·예능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토종 1위 플랫폼 지위를 굳건히 지켜왔다. 지난해 11월 SK스퀘어가 SK텔레콤에서 분할해 출범하면서 웨이브는 SK스퀘어 산하로 편입됐다.

최근 후발 OTT 플랫폼 등장과 함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경쟁이 격화하면서 SK는 한 해 1000억원 이상을 공격적으로 투자할 방침을 밝히며 콘텐츠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KT는 최근 자체 OTT로 출범시킨 '시즌'을 CJ ENM의 OTT 플랫폼인 '티빙'에 흡수합병시키는 파격 결단을 내렸다. 이로 인해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OTT 시장에서 안정적인 점유율 2위를 기록했던 SK텔레콤의 웨이브는 합병이 완료되는 올 연말 티빙에 2위 자리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 업체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국내 OTT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압도적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1117만명)를 제외하면 웨이브(424만명)와 티빙(402만명)이 경합하고 있다. 여기에 티빙이 시즌(157만명)을 흡수합병하면 단순 합산 기준(559만명)으로 토종 OTT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시장에서는 웨이브가 최근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토종 OTT 왓챠를 인수해 CJ ENM·KT 연합 세력과 '몸집 키우기'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근 매일경제 통화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KT는 자체 OTT 포기를 결정하는 대신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흥행시키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사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자체 OTT 플랫폼을 키우기보다 KT 스튜디오 지니를 지식재산권(IP)과 제작 역량에서 독보적인 '콘텐츠 제작자(CP)'로 전환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또 KT그룹 전반에 2025년까지 콘텐츠 사업 매출 '5조원' 달성이라는 담대한 목표를 주문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KT의 스카이TV는 향후 3년간 5000억원에 이르는 실탄을 쏟아부어 오리지널 드라마 30편, 예능 300편 이상을 제작할 계획이다.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 10여 편을 준비하는 가운데 일부 작품은 해외 선판매가 완료되는 등 초기 성과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우수민 기자 /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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