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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대선·총선 투표 시작…대선에선 부통령-야당지도자 경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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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후 폭력사태 재발 우려…케냐타 현 대통령은 야당 출신 오딩가 지지

연합뉴스

케냐 대선, 총선 실시
(키암부 AF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오전 케냐 키암부에서 대선 및 총선 투표소가 문을 열기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2022.8.9 photo@yna.co.kr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동아프리카 제1 경제대국 케냐에서 9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와 총선 투표가 시작됐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일부 지역에선 투표소가 문을 열기 전 몇 시간 전부터 수백 명이 길게 줄을 섰다.

이번 대선의 유력한 두 후보는 5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라일라 오딩가(77) 전 총리와 윌리엄 루토(55) 현 부통령이다. 투표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오딩가 후보가 6∼8%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경합이 치열하다.

오랜 야당 지도자 출신인 오딩가 후보는 퇴임을 앞둔 우후루 케냐타 현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다. 케냐타 대통령은 2017년 대선에서 숙적 오딩가 후보와 맞붙어 당선됐지만, 나중에 출신 종족을 뛰어넘어 그를 지지하면서 루토 부통령과 사이가 틀어졌다.

이번 대선에선 과거처럼 종족별로 지지 후보가 나뉘기보다는 식료품값과 연료비 앙등에 따른 경제 문제가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딩가 후보와 루토 후보 둘 다 케냐 최대 종족인 키쿠유족에서 부통령 후보를 골랐다.

아프리카에서 급속도로 영향력을 확대해 가는 중국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도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케냐에 있어 중국은 세계은행 다음으로 최대 채권국으로, 루토 후보는 유세에서 중국과 정부 간 계약을 공개하고 불법체류 중국인들을 추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차관을 들여 지난 2017년 완공했으나 과중한 차입금 상환 부담과 국내 물류업 생태계에 미친 파괴적 영향 등으로 비판받는 나이로비-몸바사 간 철도 문제에 관해서도 두 후보는 중국과 계약조건을 재협상해야 한다거나 사업 내용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케냐는 동아프리카에서 안정적 민주주의 국가로 평가받지만, 선거 후유증은 심각해 이번 대선에서 폭력사태 재발을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07년 대선 후 오딩가 당시 후보가 선거부정을 주장하면서 폭력사태로 1천여 명이 숨졌고 2017년에도 투표 조작 시비로 대법원이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선거 결과를 뒤집고 재투표를 지시했다.

오딩가 후보는 2017년 재선거를 보이콧하고 '민중의 대통령'을 자처하다가 이듬해 케냐타 대통령과 극적으로 손을 맞잡았다. 오딩가 후보는 케냐에 만연한 부패 문제를 해결하고 선거 후 정적들과도 평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루토 후보는 자신은 정치 귀족 출신인 오딩가 후보 등과 달리 자수성가한 서민 출신이라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융자를 제공하는 기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노동력의 4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는 케냐는 지난 회계연도 세수의 약 57%를 채무 상환에 쓸 정도로 재정이 취약하다.

케냐 등록 유권자는 약 2천200만 명이나, 3분의 1 이상이 실업에 내몰린 젊은 층의 정치 무관심으로 지난 대선 당시 80% 투표율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냐는 후보들의 선거비 집행에서 아직도 불투명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선거에선 대통령, 상·하원 의원, 지방 단체장 등을 선출한다.

투표 결과는 이번 주 안으로 나올 예정이나 1위 후보의 득표율이 절반을 넘지 않으면 결선 투표로 가게 된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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