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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韓 "합의 아냐" vs 中 "3불-1한 선서"···외교회담 하루 만에 뇌관된 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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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칩4·북핵 등 논의했지만

中, 韓 운용제한 약속 주장 논란

박진 "한중관계 사드가 전부아냐"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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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9일 회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3불(三不)’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 차를 보이면서 이 문제가 향후 양국 간 뇌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회담 하루 만에 중국 정부가 사드 문제와 관련, 한국 정부가 기존에 배치된 사드의 운용 제한을 대외적으로 약속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외교장관이 만나 칩4와 북핵 문제 등 첩첩이 쌓인 현안을 논의했지만 사드로 인해 갈등의 불씨을 남긴 셈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와 관련해 중국 측이 전날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밝힌 ‘안보 우려 중시 및 적절한 처리’의 의미를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 것은 명백히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해치며 중국은 한국 측에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대외적으로 3불(不)-1한(限)의 정치적 선서를 정식으로 했다”며 “중국 측은 한국 정부의 이런 입장을 중시해 한국 측에 양해를 했고 중한 양측은 단계적으로 원만하게 사드 문제를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사드 3불은 사드 추가 배치를 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 동맹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여기에 ‘1한’은 이미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의 운용 제한을 의미하는 것으로 중국이 이를 한국과의 대외적 약속으로 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이 그동안 존재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사드 1한'을 한국의 약속으로 거론한 것은 기존에 배치된 사드를 정상적으로 운용하지 말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짧은 외교부장 활동을 소개하며 사안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왕 부장은 회담에서도 기존 ‘3불’ 입장에 더해 대만해협과 공급망 문제에 대한 입장까지 촉구했다. 이에 박 장관은 “사드 3불은 합의나 약속이 아니다”라며 “3불 관련 사안을 중국 측이 계속 거론할수록 양국 국민의 상호 인식이 나빠지고 양국 관계에 걸림돌로 작용할 뿐이다. 새로운 미래 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서 이 이야기는 더 이상 제기되지 않는 것이 양국 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또 “한중 관계는 사드가 전부가 아니며 전부가 돼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이 안보 주권을 강조하고 입장을 충분히 전달한 지 하루 만에 중국이 전혀 다른 주장을 펼치자 외교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외교부는 “사드 ‘3불1한’ 선서에 대한 중국의 주장은 이전 정부가 대외적으로 입장을 밝혔던 것을 지칭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어 “양측은 사드 문제에 서로 입장 차를 확인하면서도 양국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데 이해를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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