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도 검사량에 영향…전문가들 "증가세 빨리 꺾이지 않을 듯"
"유행 길어지는데 경각심은 느슨…위중증 환자 증가 우려"
이어지는 코로나19 재유행에 붐비는 선별진료소 |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서혜림 기자 = 올해 여름 코로나19 재유행이 정점을 찍은 후에도 빠르게 감소하기보다는 '긴 꼬리'를 남기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확진자 수 통제보다는 위중증·사망 피해를 줄이는 데 집중하면서 일반 국민들의 방역 경각심이 이전 유행 때보다 낮아진 것도 이번 재유행이 예상보다 길게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에 힘을 싣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4일 "이번 유행이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 추세로 가지 못하게 꼬리를 남기면서 이어질 수 있다"며 "여름휴가철 직후 광복절 연휴가 있고, 수해까지 겹치면서 검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휴가철로 인한 확진자 증가가 어느 정도 반영된 상황으로 확진자가 갑자기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코로나19에 대한 인식 변화로 인해 숨은 확진자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증가세가 빨리 꺾이기보다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이 지나자마자 광복절 연휴가 있는 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폭우·수해로 인해 검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8월 말 개학, 예년보다 이른 9월 초 추석 연휴 등도 이번 재유행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앞서 이번 유행의 정점시 주간 평균 하루 확진자 수를 28만명으로 예측하고 대응책을 내놨던 방역당국은 정점시 확진 규모를 15만명으로 내렸다가 다시 20만명으로 조정하는 등 확진자 수 전망에 애를 먹는 모습이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지난 11일 "현재 재유행이 정점 구간으로 올라가는 상황이다. 여름 휴가철에 따른 인구이동량 증가, 이번 주 주말과 광복절 연휴에 개인방역수칙 준수와 주변 고위험군 보호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기"라며 방역 수칙 준수를 재차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정점 시기와 규모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문가들과 종합적으로 예측 작업을 하고 있다. 휴가철 이후의 경향을 반영해 예측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래픽] 코로나19 유행 정점 예측 |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최신 수리모델링 분석에 따르면 연구팀들은 이달 말 20만명 중반부터 많게는 30만명 규모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월 전후 오미크론 유행 때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사람들의 면역이 약화하면서 재감염율이 점차 상승하는 것도 이번 재유행의 변수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재감염(2회감염) 추정 사례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주간 확진자 중 재감염 비율은 6.59%, 같은 달 넷째 주는 5.43%로 5∼6%대를 나타냈다.
변이별로 보면 최초 BA.1 변이에 감염된 뒤 BA.2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36.5%로 가장 많았고, 델타-BA.2 감염 23.0%, 델타-BA.1 감염 11.2% 순이었다.
코로나19 초기 델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재감염되는 사례보다 오미크론에 걸렸다가 그 하위 변이에 또 감염되는 사례가 더욱 많았던 것이다.
김 교수는 "아이슬란드의 경우 재감염율이 15%에 달했다는 분석이 있다"며 "확진자가 급격히 줄지 않은 채로 가을이 되면 날씨 영향으로 다시 확산세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고위험군의 감염 예방과 중증화 방지에 집중하는 '표적 방역'을 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위중증·사망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병상 가동률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 교수는 "정점의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유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인식은 많이 덜어지고 그에 반해 중증환자가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건국대 정은옥 교수 연구팀은 현 추세라면 2주 후 중증환자는 672명, 4주 후 919명으로 예상되지만 전파율이 현재의 1.1배가 되면 2주 후 764명, 4주 후 1천105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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