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다세대주택에서 어머니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생활고와 지병 때문에 힘들었다는 내용의 글이 집 안에서 발견됐습니다. 이들은 건강보험료를 1년 넘게 내지 못하고 있었지만, 사회의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박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구급차가 골목을 빠져나가고, 곧이어 경찰차와 소방차가 뒤따릅니다.
어제(21일) 오후 3시쯤 경기도 수원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60대 어머니와 40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문이 잠긴 세입자의 집에서 악취가 난다는 건물 관계자의 신고로 경찰이 확인한 겁니다.
[이웃주민 : 거기 문을 열어서 조사하고 들어갔다 나왔다 하니까 냄새가 엄청나더라고….]
집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생활고와 지병으로 힘들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건강보험료 16개월 치를 체납했던 것으로 파악됐는데,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서비스를 신청하거나 상담한 적도 없었습니다.
2년 전 이곳으로 이사 온 이들은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주민등록상 주소는 경기도 화성의 지인 집이었습니다.
주소지 관할 지자체는 이들이 건강보험료를 연체한 상황을 파악했지만, 면담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화성시청 관계자 : 이제 연락도 안 되고 그 다음에 뭐 살고 있지도 않으시고 거기에 살고 계신 분한테 어디 사는지 물어봐도 모른다고 하니까. 비대상자 처리해서 종결이 된 걸로 알고 있어요.]
지난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공과금 등 34가지 항목 중 일부를 3개월 이상 체납하면 위기 가구로 지정돼 긴급생계지원금 등을 지원하는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수원시청 관계자 : 이분들이 만약에 (대상자로) 결정이 되셨다고 하면 3인 가구 기준으로는 125만 8천400원 정도 받으실 수 있어요.]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나 외상은 없었다며 부검 결과와 진료기록 등을 통해 정확한 사인과 사망 추정 시간을 밝히겠다고 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VJ : 김종갑)
박예린 기자(yea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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