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네이처, 미 보스턴대 연구팀 시험 결과 소개
"노인 뇌에 4일간 전기 자극했더니 한달 넘게 기억력 좋아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 등 두뇌의 능력이 쇠퇴한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뇌를 전기로 자극해 이같은 쇠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2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미 보스턴대 연구팀은 65세 이상 노인들을 상대로 뇌에 며칠동안 약한 전기 자극을 가한 결과 이후 한달 가까이 기억력 향상 효과가 나타난다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장기적인 기억과 일시적인 기억(작업 기억)을 뇌의 다른 부위에서 각각 관장한다고 여겨왔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고주파 전류로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을 자극한 결과 장기 기억 능력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또 저주파 전류로 뇌의 뒤쪽에 있는 하두정엽을 자극했더니 작업 기억력이 향상됐다.
연구팀은 실험에서 만 65~88세 사이의 노인 150명을 상대로 4일간 20개의 단어를 20분 동안 소리 내어 읽으면서 기억하도록 하면서 이 시간 동안 뇌의 해당 부위를 전기로 자극했다. 이 결과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에 고주파 자극을 받은 실험 참가자들은 장기기억에 해당되는 단어 목록의 시작부터 기억하는 능력이 향상됐다. 또 하두정엽에 저주파 자극을 받은 참가자들은 일시적 기억, 즉 20개의 단어 중 마지막에 읽은 단어들을 기억하는 능력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기억력 향상 효과는 약 한달 후에까지도 지속됐으며, 실험 이전에 일반적 인지 능력이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됐던 사람들일 수록 더 큰 기억력 향상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 관계자는 "앞으로 전기 자극에 의한 뇌의 능력 향상이 기억력 뿐만 아니라 다른 것에도 적용될 지 여부와 한달 이후 장기적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지에 대해 연구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간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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