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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세 모녀 사망 사건…김동연 "핫라인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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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에서 극심한 병고와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벼랑 끝에 선 주민들이 자신과 직접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 구축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 정비를 지시했다.

김 지사는 23일 페이스북에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을 때 그래도 도지사에게 한번 연락해볼 수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자책해본다"면서 "벼랑 끝에 선 도민들이 도지사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이 실질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도지사로 일하고 있는 경기도, 제가 사는 수원시에서 세상을 떠나야 했던 세 모녀의 소식을 접하고 견딜 수 없는 비통함을 느꼈다"면서 "이웃과 친지 그리고 복지행정과도 연락을 끊었던 1년여 동안 세 분이 느꼈을 외로움과 절망을 상상해본다"고 괴로워했다. 그는 "방법을 찾겠다. 아니 반드시 찾아야 한다"면서 "공직사회의 상상력을 뛰어넘기 위해 도민들의 의견과 제안도 폭넓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도어스테핑에서 "수원 다세대에서 세 모녀가 중증질환과 채무에 어려운 삶을 이어가면서 고통스러운 삶을 마감했다"면서 "복지정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그런 주거지를 이전해서 사는 분들을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단의 대책'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에서는 이분들을 잘 찾아서 챙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자치단체와 협력해 이런 일들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대통령으로서 어려운 국민들을 각별히 살피겠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자유와 연대의 기초가 되는 복지에 관해 그동안 정치 복지보다는 약자 복지로 (추구했다)"면서 "어려움을 한목소리로 낼 수 없는 약자들을 찾아 이분들의 어려운 삶을 배려하겠다고 국민에게 말씀드려 왔다"고 말했다.

이재준 수원시장도 "세모녀 사망에 대하여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중앙정부, 경기도 대책과 연계해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내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고민해 이 같은 안타까운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2시 50분께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여성 시신 3구가 발견됐다.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신원 확인이 어려웠지만 해당 주택에 살던 60대 여성 A씨와 40대 두 딸로 확인됐다. 이들은 A4용지 크기 노트 9장에 듬성듬성 쓴 글씨로 '경제적으로 힘들다' '몸이 아프다' 등의 어려움을 토로해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암 진단을 받고 오랜 기간 투병해 왔고, 두딸도 희소 난치병과 정신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 모녀는 경기 화성에 있는 지인 집에 주소를 등록해 놓고 2020년 2월 현재 주거지로 이사했지만 전입신고는 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16개월 동안 건보료를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 사이 관할 자치단체나, 주민센터 등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약자들이 신청해야만 받을 수 있는 복지체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홍구 기자 /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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