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세 모녀 사건'은 지난 21일 오후 2시 50분께 수원 권선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세 모녀의 시신 3구가 발견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신원 확인이 어려웠지만 해당 주택에 살던 60대 여성 A씨와 40대 두 딸로 확인됐다. 이들은 A4용지 크기 노트 9장에 듬성듬성 쓴 글씨로 '경제적으로 힘들다' '몸이 아프다' 등의 어려움을 토로해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암 진단을 받고 오랜 기간 투병해왔고 두 딸도 희소난치병과 정신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 모녀는 경기 화성시에 있는 지인 집에 주소를 등록해 놓고 2020년 2월 현재 주거지로 이사했지만 전입신고는 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16개월 동안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사이 관할 자치단체나 주민센터 등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약자들이 신청해야만 받을 수 있는 복지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소식을 접한 윤 대통령은 이날 도어스테핑에서 "수원 다세대주택에서 세 모녀가 중증질환과 채무에 어려운 삶을 이어가면서 고통스러운 삶을 마감했다"면서 "복지정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그런 주거지로 이전해서 사는 분들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단의 대책'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에서는 이분들을 잘 찾아서 챙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자치단체와 협력해 이런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대통령으로서 어려운 국민을 각별히 살피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 지사는 페이스북에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을 때 그래도 '도지사에게 한 번 연락해볼 수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라는 자책을 해본다"면서 "벼랑 끝에 선 도민들이 도지사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이 실질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도지사로 일하고 있는 경기도, 제가 사는 수원시에서 세상을 떠나야 했던 세 모녀의 소식을 접하고 견딜 수 없는 비통함을 느꼈다"면서 "이웃과 친지 그리고 복지행정과도 연락을 끊었던 1년여 동안 세 분이 느꼈을 외로움과 절망을 상상해 본다"고 괴로워했다. 그는 "방법을 찾겠다. 아니 반드시 찾아야 한다"면서 "공직사회의 상상력을 뛰어넘기 위해 도민들 의견과 제안도 폭넓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지홍구 기자 / 박인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