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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이슈 5세대 이동통신

“32~100GB 부재는 여전”… 실효성 논란에 빠진 5G 중간요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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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자료=각사 제공




통신 3사의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요금제가 모두 출시됐지만, 실효성 논란은 여전하다. SK텔레콤은 24GB, KT는 30GB, LG유플러스는 31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중간요금제를 내놨지만, 아직도 32GB에서 100GB 사이의 중간요금제는 없다. 정부는 물가 대책의 하나로 중간요금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10~100GB 사이 3~5개의 촘촘한 구간별 요금제를 기대했다. 하지만 대동소이한 요금제가 출시되면서 사실상 통신 3사의 요금경쟁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전문가들은 중간요금제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국민 통신비 절감이라는 취지와는 달리, 중간요금제가 기존 4세대 이동통신(LTE) 가입자를 5G로 유도하거나 10GB 요금제 가입자가 더 비싼 중간요금제로 갈아타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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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통신3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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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 3사 ‘닮은 꼴’ 중간요금제

24일 통신 3사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전날 월 6만1000원에 기본 데이터 31GB를 제공하는 ‘5G 슬림+’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는 월 5만5000원·12GB 요금제와 7만5000원·150GB 사이에 해당한다.

같은 날 KT도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다. KT의 ‘5G 슬림플러스’는 월 6만1000원에 30GB 데이터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의 중간요금제는 KT를 의식했는지, 동일한 가격에 데이터를 1GB 더 제공하는 방식으로 요금제를 설계했다. KT도 SK텔레콤(24GB)보다 요금은 2000원 더 비싸지만, 데이터를 6GB 더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5일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다. 월 5만9000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베이직플러스’다. 당시 SK텔레콤의 중간요금제는 경쟁사의 견제보다는 기존 LTE 가입자의 5G 유도, 5G 저가 요금제 가입자의 고가 요금 가입을 위해 설계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재 SK텔레콤은 5만5000원에 11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슬림’, 6만9000원에 11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레귤러’ 요금제를 제공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5G 가입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약 27GB다. 결국 3GB의 데이터를 추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중간요금제(24GB)가 아닌, 110GB요금제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

이번 LG유플러스의 출시로 통신 3사의 중간요금제 출시가 모두 완료됐다. 업체별로 ▲SK텔레콤 월 5만9000원·24GB ▲KT 월 6만1000원·30GB ▲LG유플러스 월 6만1000원·31GB다.

◇ 32~100GB 세분화 필요… “경쟁 안 하면, 정부가 나서야”

통신 3사의 중간요금제가 24~31GB 등 데이터 제공량이 적은 중량 요금제로 설계되면서, 32~100GB 구간의 요금제가 존재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소량·중량 요금제만으로는 소비자가 볼 수 있는 혜택이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신 3사는 보안을 이유로 5G 요금별 가입자수, 가입자별 데이터 사용량, 유휴 데이터량 등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32~100GB 소량·중량 구간에서도 ▲32~50GB ▲50~70GB ▲70~100GB 등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지불하는 구간별 중간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상위 1%의 사용자를 제외한 평균 사용량이 21GB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해 설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5G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쓰는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41GB로 집계됐다. 5G 일반 요금제를 쓰는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3.68GB다. 무제한과 일반요금제를 쓰는 이용자의 간극이 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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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SK텔레콤(SKT)이 신고한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요금제 수리 여부에 대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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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5G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네트워크 속도가 빨라지고, 콘텐츠의 품질이 점차 고용량이 되면 데이터 사용량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5G 가입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8GB이지만,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중간요금제로는 데이터 제공량이 충분치 않다는 얘기다.

여기에 통신사들의 호실적도 중간요금제 추가 출시 여론에 힘을 싣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올해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16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했다. 그만큼 소비자 후생을 위해 투입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라 더 세분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며 “통신사와 지속 협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통신 3사의 중간요금제는 고물가로 인한 국민 부담을 낮추기 위한 자발적인 요금제 출시보다 이익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의 형식적인 생색내기 요금제다”리며 “SK텔레콤 이후 뒤늦게 요금제를 출시한 KT와 LG유플러스가 보다 공격적으로 요금경쟁을 펼칠 수 있었지만, 소비자 후생을 포기했다”고 했다. 정 사무총장은 “통신 시장에 경쟁이 사라졌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결국 정부가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성우 기자(foxp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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