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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 자백

'벼랑끝' 취약계층 거주지 파악 어이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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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질병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최근 세상을 떠난 '수원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 계층에 대한 선제적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취약계층이 직접 복지 혜택을 요구해야 하는 신청주의에서 벗어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먼저 찾아가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지방자치단체 등에는 합법적 거주지 추적 권한이 없어 해당 부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원 세 모녀 사망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경기도와 수원시, 화성시 등 3개 자치단체는 24일 긴급회의를 열고 복지 사각지대 점검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날 정명근 화성시장은 '복지 사각지대 고위험 발굴 TF'를 구성해 다음달 말까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일 위험이 있는 1만160건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정 시장은 "일시적 조사가 아니라 지속적 관심과 관리가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소지 추적 권한 활성화 등 보다 적극행정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이러한 사태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수원 세 모녀처럼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가구 상당수는 빚 독촉을 피하기 위해 거주지를 자주 변경하며 전입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소재지 파악이 어렵다.

수원 세 모녀의 주민등록지는 화성이었지만 실제로는 수원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재 각 지자체에서는 3개월 이상 건강보험료 등 공과금을 연체한 가구를 확인해 거주지 방문조사에 나서지만 주민등록지를 방문하는 것 외에 추적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결국 소재지를 찾지 못해 행정안전부에서 '거주 불명자'로 분류한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24만4575명에 달한다.

이런 실정과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상 수배자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경우가 아니면 행정 편의상 목적으로 국민의 거주지를 파악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며 "지자체에서 요청이 와도 협조가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 지자체 복지업무 담당 공무원은 "개인정보 노출 우려 때문에 다른 기관에 협조를 요청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하지만 반대로 공무원의 개인정보 조회 권한이 남용된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어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말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에게 해당 여성의 집주소를 알려준 건 전직 수원 권선구청 공무원이었다. 이 공무원은 2020년 1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2년간 개인정보 1101건을 불법으로 흥신소 업자에게 제공하고 그 대가로 뇌물 3954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18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학대 피해 아동 같은 경우 아이를 찾아내는 데 지자체가 경찰과 공조한다"며 "그런 식으로 사회복지 분야도 제한적으로 경찰과 공조하는 체계를 마련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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