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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누가 이걸 한복으로 보나, 세계적 망신”…사퇴 촉구 받은 최응천 문화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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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성 “현 정부가 계획 없이 개방 추진해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 동의하나?”

최응천 “보그 내부사항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어나”…‘특혜’ 질문에는 “그런 적은 없다”

세계일보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청와대 화보 촬영에 대해 최응천 문화재청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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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패션 잡지 ‘보그 코리아’의 한복 화보 촬영 무대로 활용된 데 대해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25일 “세계적으로 망신당한 것 아니냐”는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타를 받았다.

최 청장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지속해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는 건 결국 현 정부가 계획 없이 섣부르게 (청와대) 개방을 추진하다 보니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동의하느냐”는 임 의원 질문을 받았다.

화보 촬영을 청와대 개방 일환으로 생각했다는 최 청장은 이어진 “문화재청에서는 패션 잡지와 함께 한복패션을 홍보하기 위해 했다고 하는데, 이게 한복으로 보이냐”던 임 의원의 비판에 ‘변형 컨셉으로 보인다’는 취지 답변만 했을 뿐 별다른 말을 하지는 못했다.

임 의원은 “(컨셉을) 변형시켜도 누가 이걸 한복으로 보겠냐”면서 “지금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에서는 청와대 사진 다 내렸고, 한복 문화 홍보라고 했는데 세계적으로 망신당한 거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최 청장은 “이걸(촬영을) 하게 된 (배경은) 올해 7월 한복생활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캠페인의 일환”이라며 “보그에 대해 긴밀한 검토와 내부사항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화보 촬영 특혜를 주려고 개방한 건 아니지 않느냐”는 임 의원의 지적에는 “그런 적은 없다”고 답했다.

임 의원은 “사전에 (화보 촬영이) 승인된 경위를 보고해 달라”며 “향후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잡아 달라”고 최 청장에게 당부했다. 이어 “(청와대에는) 국가 위상이 있다”며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화보 촬영(처럼) 돈이 되는 촬영에 쓰이면 안 된다”는 말과 함께 최 청장의 대국민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세계일보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보그 잡지의 청와대 화보 촬영에 대한 의원 질의에 답을 하던 중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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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위원장인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문화재청의 미숙함이 대통령과 대통령실 부담을 자초했다고 본다”며 “공공기관과 기업의 협업인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협약서도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맥락에서 “청와대 역사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세계적인 유명 잡지와 계약했다는 자체로 홍보 효과가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한 것”이라며 “온라인에서 잡지도 내리고 문화재청이 기대한 홍보효과도 없다. 한복과 연관성을 찾을 수 있는 사진도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제가 보기에는 일 처리가 무사안일하다고 생각된다”며 “이 자리에 나와서 ‘앞으로 잘하겠다’고 말하는 게 청장으로서, 기관장으로서 책임 있는 답변이라고 생각하느냐”고도 물었다.

청와대 관람 등에 관한 규정의 ‘청와대 권역 사용허가기준’은 ▲일반 관람객의 관람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정치적·종교적 편향성으로 국민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영리행위를 포함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특정단체나 계층에 특혜를 주는 것이 명백한 경우 등에는 장소 사용을 불허한다고 밝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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