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일 후면 추석이다. 명절 음식 준비를 위해 장보기에 분주해질 때다. 명절 음식은 언제나 한가위를 더욱 풍요롭고 실감나게 해준다. 근데 명절 음식에는 언제나 기름진 음식이 빠지지 않는다. 전·구이·볶음류가 주를 이룬다.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지만 이런 기름진 식단은 혈관 건강에 부정적인 요소다.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고혈압·동맥경화증 같은 만성질환이 악화할 수도 있다. 이왕이면 조리 시 건강에 도움되는 오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기름’의 대명사가 된 아보카도오일의 장점을 짚어봤다.
아보카도오일이 건강한 기름으로 꼽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첫째, 아보카도오일은 아보카도를 원물 그대로 압착해 짜낸 기름이다. 아보카도는 영양이 풍부해 ‘과일 중의 보석’으로 불린다. 기네스북에 최고 영양소 함유 과일로 등재되기도 했다. 섬유질과 지방산이 많고 10여 종 이상의 비타민·미네랄이 함유돼 있다.
━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 26% 낮춰
둘째, 아보카도오일은 다른 기름과 달리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지방은 흔히 나쁜 지방과 좋은 지방으로 나뉜다. 고기의 기름 부위, 유제품에 들어 있는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은 몸에 안 좋은 기름이다. 혈중 콜레스테롤·중성지방을 높이고 동맥경화증·뇌졸중·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에 불포화지방산은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은 낮춘다. 고등어·참치·꽁치·연어 등 기름기 많은 생선과 견과류에 많다. 혈관을 깨끗하게 하고 혈중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어 심혈관 질환 예방 식품으로 꼽힌다.
객관적인 데이터도 있다. 2014년 국제학술지 ‘질병지표(disease markers)’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을 가진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아보카도오일(먹이의 7.5%)이 섞인 먹이를, 나머지 그룹에는 일반 먹이를 1개월간 섭취하게 한 결과 아보카도오일이 섞인 먹이를 섭취한 그룹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26% 감소했다. L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 안쪽에서 각종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셋째, 다른 영양소와 시너지 효과를 낸다. 아보카도오일은 채소와 함께 먹으면 더 효과적인데, 그 이유는 아보카도오일이 채소 속 베타카로틴의 체내 흡수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베타카로틴은 녹황색 채소와 과일에 많이 함유된 항산화 물질로, 발암물질인 니트로소아민 생성과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영양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녹황색 채소 샐러드(220g)를 아보카도오일(24g)과 함께 먹었을 때 베타카로틴 체내 흡수율이 샐러드만 먹었을 때의 15.3배에 달했다.
━
발연점 높아 구이·볶음·튀김에 딱
넷째, 발연점이 높다는 것도 아보카도오일을 건강한 기름으로 만드는 요소다. 발연점은 기름을 가열했을 때 연기가 나는 온도를 말한다. 아보카도오일의 발연점은 271도로 콩기름(241도), 올리브오일(190도), 코코넛 오일(177도)보다 높다. 발연점이 낮은 오일의 경우 요리 시 기름이 타면서 각종 유해 물질이 발생하기 쉽다. 이들 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는 것은 기침·천식·폐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굽고, 튀기고, 지지고, 볶는 명절 음식 조리 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여성 폐암 환자의 88%가 비흡연자다. 흡연 이외 일상에서의 유해 물질 노출이 유발 원인이 된다는 얘기다.
아보카도오일은 그 자체로 섭취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고열량이기 때문에 섭취량은 일정량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하루에 밥숟가락 기준 세 스푼 이하로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아보카도오일로 샐러드 드레싱을 만들어 먹을 땐 레몬을 한 개 짜 넣어주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면 상큼한 레몬 향으로 아보카도오일의 느끼함을 잡고 비타민C를 보충할 수도 있다. 게다가 비타민A가 풍부한 파프리카와 함께 먹으면 항산화 효과가 배가된다. 단, 아보카도오일을 고를 땐 이왕이면 ‘엑스트라버진 오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최상급의 아보카도 원과와 껍질만 사용한 데다 맨 처음 압착해 만들어 맑은 녹색을 띤다.
류장훈 기자〈jh@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