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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발끈한 中, 미 군함 대만해협 통과에 “지역 평화 고의적 파괴”…미 “어디든 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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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해협 평화에 문제 유발자 안되길 촉구”
중국군 “전략 폭격기 H-6K 대만 정기 순찰”
미 “미군, 어디든 국제법 허용하면 항해·작전”
서울신문

중국 ‘전랑 외교’의 선봉에 선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톻해 우한 바이러스는 미국에 의해 유입됐다는 글을 게시하는 등 공세적인 주장을 펴고있다. 베이징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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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미국 의전서열 3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데 이어 미국 군함 2척이 28일 대만해협을 통과한 데 대해 “지역 평화와 안정을 고의적으로 파괴”하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중국군은 앞서 펠로시 하원의장의 방문에 강력 항의하며 대만을 전방위로 포위하는 실사격 훈련을 강행했었다.

“미국, 하나의 중국 원칙 왜곡 중단하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군함이 빈번하게 ‘항행의 자유’ 기치를 내 걸고 무력 시위를 하는 것은 ‘자유와 개방에 대한 약속’ 같은 것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자오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 왜곡을 중단하고, 다른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존중하고 내정 간섭을 하지 않는 국제관계 기본 준칙을 엄수하길 재차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 미·중관계의 3대 중요 성명)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고,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문제 유발자가 되지 말기를 촉구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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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 H-6K 폭격기.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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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 미사일 순양함 대만 해협 통과에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군용기 10대 띄워


미국 7함대는 28일 챈슬러스빌과 앤티넘 등 미사일 순양함 2척이 대만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국제법에 따른 공해상의 항행 자유가 적용되는 해역에서 항행했다고 밝혔다.

대만 해협에서 미군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친 것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8월 2∼3일) 이후 처음이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같은 날 J-11 전투기 3대, Su-30 전투기 1대, WZ-10 공격용 헬기 1대, J-10 전투기 2대 등 군용기 7대를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로 보내고, Y-8 대잠초계기 1대, J-16 전투기 2대 등 군용기 3대를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는 무력 시위를 했다.

중국군은 또한 “전략 폭격기 H-6K와 공중급유기가 대만 주변 정기 순찰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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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해협 동부 포사격 훈련 모습. 중국 동부전구 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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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커 중국 공군 대변인은 28일 지린성 창춘에서 열린 항공 전력 공개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장거리 전략 폭격기가 최근 몇년간 대만 인근에서 수많은 작전을 수행했다”면서 “다른 전투기, 정찰기, 조기 경보기, 공중 급유기와 함께 H-6K는 이러한 임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시 해협, 미야코 해협, 남중국해, 대만 해협을 정찰하는 H-6K 폭격기 사진을 보여줬다.

H-6K는 해상과 육지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CJ-20 순항미사일과 KD-63 같은 단거리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Y-20 수송기의 변형인 YU-20 공중급유기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앞서 지난달 선 대변인은 YU-20가 실전 대비 훈련에 사용됐고 다른 전투기의 장거리 작전 역량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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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대응으로 4일 대만 주변에서 실사격을 포함한 군사 훈련에 돌입하면서 대만 일대에 군사적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중국군 헬기들이 대만에서 불과 125㎞ 떨어진 푸젠성 핑탄섬을 지나며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푸젠성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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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간) 챈슬러스빌과 앤티넘 등 미 해군 미사일 순양함 2척이 대만 해협 국제수역을 통과하고 있다고 익명의 미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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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中 방공식별구역 무력화 좌시 안해
“대만해협 통과는 오래 전 작전 계획”


반면 미국 7함대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사일 순양함 챈슬러스빌호와 앤티넘호 2척이 국제법에 따라 공해상의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가 적용되는 대만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7함대는 “대만해협 통과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보여준다”면서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 어디서든 비행하고 항해하며 작전한다”고 덧붙였다.

또 “함정은 대만해협에서 그 어떤 연안국의 영해에도 속하지 않는 회랑을 통해 이동했다”고 강조했다.

대만을 자국 영토로 여기는 중국은 대만해협 전체가 중국 영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해협 대부분은 어느 나라의 선박도 항행할 수 있는 공해라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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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간) 챈슬러스빌과 앤티넘 등 미 해군 미사일 순양함 2척이 대만 해협 국제수역을 통과하고 있다고 익명의 미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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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이 대만과 상호방위 조약을 체결한 후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경계선이다.

중국과 대만이 협정 등을 통해 공식 인정한 적은 없지만, 실질적인 경계선으로 여겨졌다.

중국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갈등이 고조된 2020년 수십 차례에 걸쳐 군용기를 중간선 너머까지 보냈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작년부터는 도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의 방문 이후 중국 군용기와 군함이 연일 중간선과 방공식별구역(ADIZ)을 노골적으로 넘나들면서 중국이 중간선을 무력화하는 ‘뉴노멀’(새로운 표준)을 만들려고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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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간) 챈슬러스빌과 앤티넘 등 미 해군 미사일 순양함 2척이 대만 해협 국제수역을 통과하고 있다고 익명의 미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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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런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천명하고 있다.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미군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에 대해 “미 해군과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그 어디에서든 항행·비행하고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는 매우 명확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작전을 오래 전에 계획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군함 통과가 미국의 중국·대만 정책에 변화를 시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번 작전은 우리의 ‘하나의 중국’ 정책, 또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위해 계속 노력하려는 우리의 바람과도 매우 일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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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왼쪽) 미국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비난하며 무력시위에 나서는 등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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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9일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 주변 훈련. AFP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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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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