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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난 절대 안잡혀" 제2의 n번방, 초등학생 추정 피해자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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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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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n번방 범죄를 저지른 주범 '엘'(가칭) 텔레그램 프로필 화면. /사진=CBS 라디오




단체 채팅방을 통해 불법 음란물을 유포했던 n번방과 비슷한 범죄가 또다시 발생한 가운데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가 6명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모두 10대이며 초등학생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n번방을 추적했던 단체 '추적단 불꽃' 원은지 활동가는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피해자 6명은 아동·청소년으로 10대 초반으로 추정된다"며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피해자도 있다"고 했다.

원씨에게 처음 피해를 제보한 피해자도 14살의 중학생이었다. 당시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엘'(가칭)은 대담하게도 추적단 불꽃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사생활이 퍼지고 있다", "범인을 잡아주겠다"는 식으로 꾀어내 피해자를 텔레그램 대화방으로 유도했다. 이후 피해자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게시물을 지인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는 방식으로 성 착취물을 강요하는 수법을 썼다.

엘은 다른 피해자 영상을 보낸 다음 '똑같이 찍어서 보내라'고 했으며, 특히 이 과정에서 1분에 80개가 넘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10시간 이상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씨는 "피해자가 말하기를 너무 당황스러웠고 자신의 게시물이 음란한 건 아니었지만 부모가 알게 되는 게 두려워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라며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50개가 넘는 사진과 영상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 사건 범인 엘은 성착취 영상물을 얻어낸 뒤 게릴라식으로 대화방을 만들어서 영상을 유포하거나 1:1로 성 착취물을 거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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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n번방 범죄를 저지른 주범 '엘'(가칭)이 자신은 잡히지 않는다고 보냈던 메시지. /사진=CBS 라디오


또한 엘은 이전 n번방을 운영한 조주빈과 문형욱과는 다르게 주기적으로 닉네임과 아이디를 변경해 법망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씨는 "공권력의 수사라든지, 본인을 감시(추적)하고 있는 누군가를 두려워한다든지 이런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며 "본인은 이제 더 철저하게 닉네임도 주기적으로 세탁하니까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라고 했다.

엘과 함께 성 착취물 제작에 가담한 사람은 최소 두 명이며, 성착취물을 공유하거나 본 사람들은 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씨는 "엘은 텔레그램에서 지난 2020년 조주빈, 문형욱이 검거됐을 시기부터 활동했고, 지난 5월까지도 성 착취를 시도했던 정황이 있다"며 "수사가 더 강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공론화하게 됐다"고 했다.

현재 엘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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