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듣고 금융권 지원 독려
만기연장 등 종료 앞두고 협조 구해
이복현(사진) 금융감독원장이 추석을 앞두고 나흘 연속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말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시한이 만료됨에 따라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금융권의 적극적인 지원을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이 원장은 7일 은행연합회에서 5개(은행·생명보험·손해보험·여신금융·저축은행) 금융협회장 및 시중은행장, 상호금융중앙회 관계자들과 만나 ‘취약차주 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영업위축 및 자금사정 악화에 대응해 대출을 크게 늘린 상황에서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상환능력 저하가 우려된다”라며 “당국 차원의 대책만으로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차주의 연착륙을 유도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차주의 자금사정과 경영상황을 가장 잘 아는 금융회사가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업권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달라”며 “고금리 대출의 금리 인하, 대출 만기 연장, 소상공인 경영컨설팅 등 자율적인 상생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미국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가 말한 ‘넛지’(강압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방식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를 언급하며, “금융사가 약간의 도움을 줘서 정상화를 유도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리와 상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이번 주 들어 매일 자영업자 혹은 금융업계와 만남을 갖고 있다. 5일에는 KB국민은행의 자영업자 컨설팅지원 프로그램인 ‘찾아가는 KB 소호 멘토링스쿨’ 현장을 찾아 청년 자영업자,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등의 애로사항을 듣고 민간의 자율적인 지원을 격려했다.
6일에는 저축은행중앙회와 서민금융진흥원의 ‘자영업 컨설팅 프로그램’ 지원을 받고 있는 서울의 한 샌드위치 가게를 찾아 대출·금리 등 금융 지원 외에도 컨설팅 등 비금융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추석 연휴 전날인 8일에는 서울 한 전통시장을 찾아 나눔 활동을 펼치고 시장 상인들의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이 원장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만기연장·상환유예 지원의 만료를 앞두고 금융권의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만기연장·상환유예 지원 종료에 대비해 지원 대상 차주의 90~95%는 금융권이 자율적으로 재연장하고, 나머지 차주는 새출발기금과 대환대출로 부담을 낮추는 전환 프로그램을 마련한 바 있다.
다만 만기연장·상환유예를 지속해달라는 중소기업계의 건의도 있어 고민 중인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의 자율적 지원도 구하고, 새출발기금, 대환대출 등 금융권의 불만이 있을 수 있는 정책이 있어 협조를 당부하고 격려하기 위한 차원의 행보”라고 풀이했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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