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초재선 중심 '주호영 추대론' vs 중진들 "경선해야"
13일 공식출범 비대위, 선출 방식 교통정리 나설 듯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주호영 의원 |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안채원 홍준석 기자 =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13일로 엿새 앞두고 당내에선 물밑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새 원내대표의 임기와 선출 방식 등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당내 여론은 주호영 의원을 합의추대 하는 방안과 통상의 경우처럼 모든 후보들이 경쟁하는 경선론으로 양분된 모양새다.
초·재선 친윤(친윤석열)그룹을 중심으로 최다선이자 1차 비대위원장으로 낙점됐던 주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주 의원은 야당이었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원내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반면 중진의원들 사이에선 주 의원의 '합의추대'에 부정적인 여론이 적지 않은 데다, 저마다 출마 여부를 재며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거론되는 후보군만 김학용·윤상현·홍문표(4선), 김태호·박대출·윤영석·윤재옥·이종배·조해진(3선), 이용호(재선) 의원 등 10명에 달한다.
결국 이날 새 비대위 출범 후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면 어떤 식으로든 교통정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정진석 |
친윤그룹 일각에서 제기된 주 의원 합의추대론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갑작스럽게 진행된 점과 맞물려 있다.
새 비대위 출범→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원내대표 선출 등 급박한 스케줄을 오는 19일까지 소화하려면 경선보다는 합의추대가 현실적이란 논리에서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원내대표', '비대위원장' 등 정치적 경험이 풍부한 주 의원이 투톱 지휘봉을 쥐는 것이 안정적이란 의견도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선 '김건희 특검', '이재명 수사' 등으로 야당과의 일전이 예고된 상태다.
당 일각에선 이런 여론을 종합해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뜻)도 주 의원에게 실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한 친윤계 초선 의원은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건희 특검과 국정조사 등 원내에서 야당과 밀고 당길 일이 많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 대한 입법 작업에도 나서야 한다"며 "노련한 대야협상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 의원 추대론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주 의원을 합의추대 한다면, 임기는 정기국회 또는 권 원내대표의 내년 4월 임기까지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여러 상황상 합의추대를 할 수는 있겠지만 1년짜리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것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주변에 "의원들의 여론을 지켜보겠다"고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김학용 의원 |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는 중진의원들은 '주호영 추대론'에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 원내대표는 당 내홍 수습, 용산 대통령실과의 원활한 소통, 정기국회에서의 대야 협상 등 중책을 떠안게 된다. 그런 만큼 투표로 선출해야 리더십에 정당성이 부여된다는 논리다.
5선의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주호영 추대론'과 관련한 질문에 "한 번 했던 원내대표를 또 한다는 것은 국회 관례에서 보지 못했다"며 "어차피 경선으로 원내대표가 뽑히니 의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진들 가운데 출마선언이 잇다르고 선관위에 복수의 후보가 등록한다면 경선을 치르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중진 의원들은 조만간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고심 중이다.
4선의 김학용(경기 안성) 의원은 통화에서 "의원들의 여론을 듣고 오늘이나 내일 중 출마선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주 의원이 새 비대위를 맡게 되면 법원 결정으로 또 날아갈지 모르는 위험부담이 있으니 원내대표로 돌려야겠다는 것은 꼼수"라며 "원내대표 선출에 합의추대란 것은 없다"고 말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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