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이슈 택시-모빌리티 업계

“택시기사가 아닙니다. 파트너입니다” 상생적 혁신 택한 타다의 변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최규호 편안한이동 대표 인터뷰

택시대란 해법은 택시기사를 하고 싶은 일자리로 만드는 것

편안한 이동 통해 1인1차, 유연한 근로 등 혁신 전파

이데일리

최규호 편안한이동 대표가 13일 타다 넥스트를 몰고 미소짓고 있다. 실제 법인택시 면허를 가지고 있는 그는 가끔 타다 넥스트를 몰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택시대란 해결의 본질은 택시기사라는 직업을 하고 싶은 일자리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3일 서울 중랑구 편안한이동 본사에서 만난 최규호 대표이사는 “96년생 파트너가 있는데 타다 넥스트한다고 친구들에게 당당히 말했다는 얘기를 듣고 어깨가 으쓱했다”고 말했다.

편안한이동은 라이드헤일링(택시호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다의 자회사이다. 2019년 타다가 렌터카 형태로 기사까지 제공을 하는 ‘타다 베이직’을 했다면, 2021년 12월 세워진 이 회사는 80개의 택시면허를 보유하고 법인 택시기사를 직접 고용해 ‘타다 넥스트’를 운영한다. 공통점이 있다면 택시기사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대신 편안한 이동은 이들은 ‘파트너’라 부른다. 최 대표는 “같은 목표를 향해 뛰는 동반자라는 의미”라며 “우리는 파트너 한 분 한 분을 타다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영업사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회사는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컨설팅 업체

택시기사가 파트너가 되면서 가장 크게 변한 건 관계다. 최 대표는 “보통 법인택시에 택시기사로 지원하게 되면 현장에서 근로계약서를 쓰고 바로 차 키를 넘겨준다”며 “법인 택시기사는 알아서 12시간을 뛰든 14시간을 뛰든 기준금(옛 사납금)을 채우고 나머지를 가져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편안한이동은 다르다. 서류심사는 물론, 대표가 참석한 면접도 본다. 면접시간은 통상 1시간이라고 한다. 최 대표는 “그냥 돈을 많이 벌고 싶다가 아닌 타다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지를 본다”며 “택시기사를 단순 노동자가 아닌 직원, 인재로 보자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다 보니 편안한이동이 가장 중시하는 것이 인재개발(HRD)이다. 서울 개인택시 면허를 보유하고 행정처분 이력이 없으며 5년 무사고 경력의 중형택시 사업자이거나 1년 무사고 경력의 대형 혹은 모범 개인택시 사업자여야 고급면허 전환이 가능한 것과 달리, 법인택시는 지자체에서 정한 16시간 이상의 고급택시운행교육 이수를 진행하면 고급면허인가 신청이 가능하다. 때문에 편안한이동에 소속된 기사들은 대부분 택시운행경험 3개월 미만이다. 택시시장 ‘신생아’ 같은 이들이 어떻게 돈을 벌 수 있고 고객들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은 회사의 몫이다.

최 대표는 “어느 시간대에, 어디로 가는 것이 좋다는 것들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해 안내한다”며 “다만 강제는 아니고, 12시간이라는 배차시간 내에서 파트너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주·야간 근무제가 뚜렷한 법인택시와 달리 파트너들은 자신의 스케쥴 안에서 유연 근무를 하고 있다.

편안한이동이라는 이름의 테스트배드…혁신전파에 중점

타다 넥스트 계약차량이 1100여대 이상이지만 편안한이동이 보유한 면허 수는 1%도 안 되는 80대에 불과하다. 80대를 제외한 나머지는 개인·법인 계약자이기 때문에 타다가 업무지시를 내릴 수 없다. 다만, 고객은 이 택시가 타다의 직영택시인지 타 법인택시·개인택시인지 고려하지 않고 타다라는 이름에 걸맞은 서비스를 원한다. 최 대표는 이 서비스의 동질성을 유지하는 데 편안한이동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최 대표는 “테헤란로 위쪽으로 강남구청, 학동 등의 지역을 북강남이라고 부르는데 이쪽 수요가 많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개인·타 법인택시 파트너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런데 실제 편안한이동 파트너가 실현한 매출을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여드리니 움직이기 시작하더라”라고 했다.

현장의 목소리도 타다의 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타다 파트너가 운행을 마치고 퇴근할 때 귀가하는 방향으로 콜을 매칭해 3개월간 5400여건의 콜을 추가 매칭한 ‘퇴근콜’은 편안한이동 파트너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단순 택시 수요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공급-수요의 밸런스가 얼마나 무너져있는지 표시하는 기능 역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타다의 기능이다.

이같은 혁신은 과거처럼 무작정 24시간 2교대 체제로 사람을 돌리는 것이 아닌 ‘리터당 매출액’을 중시하는 트랜드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편안한이동은 한 사람에게 1대의 차량을 배정해 주인의식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 대표는 “타 법인회사들에까지 우리가 1인 1차를 하라고는 하지 못하지만, 두 사람을 고용해 총 매출이 1200만원이 나오는 것보다 한 사람만 고용해 900만원의 매출이 나온다면 효율은 더욱 좋은 것 아니겠는가”며 “이같은 실적을 확인한 타 법인에서도 하나둘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의 지속적 상승에 따라 편안한이동 역시 월 4000여만원대의 적자폭을 차츰 감소하며 내년 흑자전환을 바라보고 있다.

이데일리

서울 중랑구 편안한이동 본사와 함께 있는 모빌리티 아카데미의 수업장면. 최규호 편안한이동 대표가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타다제공)


최 대표는 편안한이동의 비전을 그저 돈을 버는 것이 아닌 혁신을 전파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편안한이동 본사에는 ‘모빌리티아카데미’가 있다. 편안한이동 파트너뿐만 아니라 개인·타 법인 파트너에게도 교육,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교육공간이다. 최근에는 타다 파트너가 아닌 택시기사들에게도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평생교육기관 인증을 취득했다.

최 대표는 “타다는 제도권으로 왔고 이제 상생을 추구하고 있다”며 “편안한이동은 파트너와 택시시장의 혁신을 이루는 물리적·비물리적 장벽을 깨부수는 장소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