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이슈 '오징어 게임' 전세계 돌풍

‘깐부’가 만든 행복한 밤… “시즌2로 작품상 받고 싶다” [‘오징어게임’ 에미상 6관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타 감독’ 반열 오른 황동혁

모든 작품에서 사회 부조리 통찰

“오겜 비현실적” 제작 줄줄이 퇴짜

각본·연출 도맡아… 치아 6개 잃어

내가 좋아하는 것 좋아해주길 바라

“‘오징어 게임’ 시즌2로 다시 와서 작품상을 받고 싶다.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에미상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아시아 국적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에미상 드라마 부문 감독상을 거머쥐었지만, 황동혁 감독은 여전히 ‘배고팠다.’ 황 감독은 “에미 트로피를 가지고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 행복한 밤”이라고 감독상에 대한 기쁨을 표하면서도, 이번에 놓친 ‘작품상’에 대한 욕심도 거침없이 드러냈다.

세계일보

황동혁 감독.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에미상 감독상 수상으로 지난해 9월 1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1의 ‘수상 여정’도 행복한 마침표를 찍게 됐다. 황 감독은 1년 만에 ‘스타 감독’ 반열에 올랐다. 지난 1년간 그는 할리우드 비평가협회상 최우수 국제 시리즈상,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상 등 다양한 상을 휩쓸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타임지 ‘2022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에 오프라 윈프리, 애플 CEO 팀 쿡,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과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총 6개 분야에서 황 감독이 이름이 오른 곳은 ‘거장’(Titans).

‘거장’에 이르기까지, 그는 차곡차곡 명성을 쌓아왔다. 데뷔작인 ‘마이 파더’를 비롯해 ‘도가니’, ‘남한산성’ 등 모든 작품에서 그는 사회 메시지를 던지며 흥행까지 놓치지 않았다. 오징어 게임은 우리 사회 문제를 축약적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전 작품들과 맥을 같이 한다.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지만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제작 당시만 해도 경제적으로 실패한 사람들이 모여 목숨을 건 게임을 한다는 내용이 “비현실적”이라며 제작이 수차례 거절된 것이다. 각본과 연출을 도맡아 하며 산고 끝에 10년 만에 ‘오징어 게임’이 세상에 나오는 동안, 황 감독은 스트레스로 치아 6개를 잃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흥행할 때만 해도 황 감독은 ‘엄청난 부담감’을 호소한 바 있다.

세계일보

영광의 얼굴들 미국 에미상 74년 역사에서 비영어권 드라마로 6관왕을 차지하는 신기원을 세운 ‘오징어 게임’ 주역들이 12일(현지시간) 제74회 에미 시상식 포토월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오영수, 정호연, 황동혁 감독, 김지연 싸이런픽쳐스 대표, 배우 이정재, 박해수. 로스앤젤레스=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12일(현지시간) 에미상 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황 감독은 중간중간 농담을 섞으며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황 감독은 “작품상을 번번이 ‘석세션’에 밀려 받지 못했는데 오늘 ‘ㅅ’이라고 하길래 ‘스퀴드게임’인 줄 알고 일어섰다가 ‘석세션’이라고 해서 다시 앉았다”고 웃으며 “(시상식) 오기 전에는 온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말했지만 막상 빈손으로 가면 씁쓸해지는 게 사람 마음”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 시즌 2에 대해 “여기 함께 있는 사람 중 세 분(박해수, 오영수, 정호연 분)을 다 죽여버려서 아쉽고 다시 살려야 하나 후회도 된다”며 “많은 분이 ‘어깨가 무겁지 않냐’, ‘시즌1 흥행을 어떻게 감당할 거냐’라고 겁을 주시는데, 제 신조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고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 주길 바라는 것’이다. 이번에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강조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