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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이사장 등이 50억여원을 횡령한 서울 휘문고등학교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위를 박탈한 교육 당국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15일 학교법인 휘문의숙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취소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자사고 지정취소)처분의 사유로 인정되는 횡령 액수만 30억7500만원에 이르고 배임액은 2000여만원"이라며 "장기간 횡령과 배임이 이뤄졌고 원고가 교육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어 "비록 2억6000여만원이 환수됐지만 전체 횡령과 배임 액수에 비춰볼 때 10%에도 미치지 못해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2020년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회'를 열고 휘문고에 대한 자사고 지정 취소를 결정했고, 교육부도 이에 동의했다. 학교의 신청이 아닌 회계 비리로 자사고 지정 취소가 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 휘문고는 8대 명예 이사장과 법인 사무국장(휘문고 행정실장 겸임) 등이 2011∼2017년 한 교회에 학교 체육관 등을 예배 장소로 빌려주고 사용료 외 학교발전 기탁금을 받는 수법으로 38억25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돼 자사고 지정 취소가 결정됐다.

검찰 수사 결과 명예 이사장과 사무국장 등은 휘문고가 자사고로 지정되기 전인 2008년부터 총 52억원 가량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휘문의숙은 자사고 지정 취소가 결정에 반발해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동시에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 효력을 임시로 중단하는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을 받아내 자사고 지위를 유지해왔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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